한국육상 새천년 노력 결실

중앙일보

입력

고생 끝에 낙이 온 것인가. 새천년들어 한국육상에 생각지도 못했던 '신기록 대박'이 터졌다.

지난 2월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가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5일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금성여중)까지 올시즌 들어 9개의 한국신기록이 쏟아졌다.

2∼6일 제천에서 올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전국종별선수권에서만 한국신기록 6개가 수립됐다.

남녀경보를 중심으로 한국기록 10개가 나온 지난해에 비해 분명히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육상계는 특히 기록이 트랙, 필드 등 이른바 '불모지'에서 집중되는 데 '한국육상의 전성기'가 왔다며 흥분하고 있다.

이명선(익산시청)이 올림픽 메달권인 '꿈의 19m벽'을 깨트리며 아시아여자 투포환의 1인자로 떠올랐고 여자창던지기의 이영선은 지난달 실업단대회에서 57.91m를 던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9년간 난공불락이었던 여자멀리뛰기와 여자400m허들 기록이 무명에 의해 무너진 것은 또 하나의 이변이다.

이처럼 예상 밖의 신기록 바람은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가 불러온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사인 삼성은 그동안 육상계의 뿌리깊은 냉소주의와 패배주의를 딛고 꿈나무 및 유망주 육성사업을 벌여왔으며, 그 노력의 결실이 올들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원 육상연맹 회장은 "이제 '한국육상은 안 된다'는 말은 없어졌다"며 "그러나 최근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계속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