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바이러스, 필리핀에서부터 확산 확인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인 이른바 `러브 바이러스'는 해커가 필리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를 통해 전세계로 유포시킨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필리핀 경찰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커가 ISP 서버에 흔적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해커의 신원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

스카이인터넷(SKYINTERNET)과 임팩트넷(IMPACTNET), 액세스넷(ACCESSNET) 등 필리핀 ISP들은 `mailme' 또는 `spider', `ispider'란 이름을 사용한 해커가 지난달침임, "학교에 가기 싫다"는 메시지와 함께 러브 바이러스를 심어놓았다면서 자신들이 러브 바이러스의 근원지임을 시인했다.

스카이넷의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해커가 잠복성을 가진 러브 바이러스의 일부분을 자신들의 서버에 심어 놓은 뒤 4일 2단계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바이러스를 유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ISP들은 그러나 남겨진 자료가운데 추적가능한 기록을 토대로 해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팩트넷의 관계자는 해커가 고객의 계정에 침임, 이 계정을 이용해 스카이넷서버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로그파일을 확보했기 때문에 해커의 신원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커가 남긴 메시지에서 "마닐라, 필리핀"이라는 문구와 함께 "나는 학교에 가기 싫다"는 문구가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컴퓨터에 능통한 젊은 학생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현지의 한 TV 방송은 마닐라 중하층민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22세의 청년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보도내용의 진위여부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한편 필리핀 경찰청의 페데리코 오피니온 국장은 스카이넷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인 벤프레스의 제소에 따라 2개 수사팀으로 전담팀을 구성, 러브 바이러스에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FBI와도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러브 바이러스는 "당신을 사랑해(I LOVE YOU)"라는 인사말과 함께 시작되는 e-메일을 통해 확산되고 있으며 이미 미국의 백악관과 의회, 국방부, 국무부, FBI 등세계 각국의 주요 국가기관과 대기업, 금융.언론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에 큰 피해를 입혔다. (마닐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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