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창극 '수궁가' 구경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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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 미울 정도로 꾀많은 토끼, 미련스러울 정도로 충직한 별주부. 이들의 얘기가 담긴 완판 창극 '수궁가'가 국립극장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6~14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특히 6일은 50주년 공식 행사로 '수궁가' 관람이 잡혀 있을 정도로 국립극장측이 기대를 걸고 있는 큰 무대다.

국립극장에서 완판창극을 공연한 것은 1998년의 춘향전, 지난해의 심청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수궁가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3월 27일 작고한 허규 전 국립극장장의 유작을 대본으로 하고 있는 데다 김명곤 국립극장장이 연출을 맡고 있다.

중간에 휴식시간 1시간을 합쳐 4시간에 이르는 공연시간과 1백50명에 이르는 출연진, 안숙선·조통달씨 등 '스타' 국악인들의 총출동 또한 화젯거리다.

이번 공연에 대해 김명곤 국립극장장은 "과거의 수궁가가 별주부의 충성과 토끼의 지혜라는 양극화한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 공연은 별주부의 충성 속에 들어있는 출세에 대한 욕망과 토끼의 교만함·허영심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판소리의 발림에서 나아가 무용에 가까울 정도로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지루함을 덜겠다고 한다.

별주부가 뭍으로 나가 갖가지 아름다운 풍경과 산짐승을 보는 장면 등 예전에는 판소리의 아니리로 처리했던 배경 설명도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장치로 생동감있게 표현한다.

재작년과 지난해 완판창극의 주인공역을 독차지했던 안숙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이번에도 주인공인 토끼역을 맡았으며 별주부역으로는 조통달 명창이 캐스팅됐다. 이들은 14년 만에 같은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국립창극단의 중견단원 왕기철·왕기석씨 형제가 조통달씨와 함께 별주부역을 맡았다는 것. 토끼역에는 유수정·김금미씨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국립극장은 5월 가족의 달을 겨냥해 R석 두장을 50% 할인한 5만원에 판매하는 부모사랑·처가사랑 티켓, S석 티켓 4장를 8만원에 판매하는 가족화목 티켓(각각 20인 이상 공동구매시)을 내놓았다.

토끼띠와 용띠는 R석·S석 30% 할인, 토끼띠와 용띠 중 70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무료 관람 혜택도 준다.

5일부터 7일까지 한국꽃문화진흥협회 주관의 꽃축제가 국립극장 분수대 주변에서 벌어지는데, 토끼·자라·용 모양의 대형 꽃장식이 전시돼 가족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02-2274-3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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