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연결재무제표작성후 실적 오히려 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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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종속회사까지 포함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실적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연결재무제표 작성후 실적이 늘어난 것은 지난 96회계연도부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작성 222개사의 99 회계연도 연결전 당기순이익은 15조1천903억원이었으나 연결재무제표 작성후에는 15조5천24억원으로 2.1%가 증가했다.

매출액도 연결전에는 369조5천272억원이었으나 연결후에는 451조3천47억원으로 22.1%나 늘었다.

이처럼 흑자규모가 연결후 오히려 커진 것은 지난해 국내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된데다 세계경기도 활황세를 이어갔으며 기업들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거래소는 또 연결후 매출액이 대폭 늘어난데 비해 당기순이익은 2.1% 증가에 그친 것은 사업보고서 작성시 지분법 평가익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결재무제표는 자회사의 경영실적까지 함께 묶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것인 만큼 그 회사의 진정한 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규정상 지분율이 50%를 넘거나 지분율이 30%를 넘는 동시에 최대주주인 회사의 재무제표를 결합해서 작성한다.

이 경우 계열사간 내부거래나 떠넘긴 손실.부채 등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부채총계는 연결전 253조7천억원에서 334조3천783억원으로 31.8%나 늘어났다.

30대 그룹도 매출액이 354조6천263억원으로 연결전에 비해 24.3%가 늘어났으며 당기순이익은 3.6%가 증가한 10조8천755억원이었다.

그룹별로는 현대그룹의 순이익이 연결후 3천52억원 늘었으며 이어 대림(1천275억원), LG(1천169억원), 한화(435억원) 등 순이었다.

그러나 한진이 연결전에 비해 234억원 감소한 것을 비롯해 한솔, 두산, 동아, 동부, 코오롱, 동양, 제일제당, 신세계 등도 흑자규모가 줄었으며 특히 쌍용은 연결전 807억원의 흑자였으나 연결후에는 4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결후 당기순이익 상위 상장사를 보면 삼성전자가 3조1천75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LG전자(2조695억원), 포항제철(1조5천544억원), 한국전력(1조4천772억원) 등이었다.

이와함께 기아자동차는 연결전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무려 178.7%가 늘어난 3천78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어 진웅(88.3%), 극동건설(80.3%), 대림산업(68.1%) 등의 순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또한 삼익악기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으나 쌍용양회, 현대정공, 한솔제지, 서통, 한일이화, 대륭정밀, 삼부토건, 대원강업, 정일공업 등 9개사는 연결후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됐다.

한편 연결후 흑자폭이 커진 회사는 68개인데 비해 오히려 줄어든 회사는 86개이며 적자폭이 커진 회사는 14개, 줄어든 회사는 15개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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