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수수료 인하, 여행업계 경영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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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가 항공권을 팔아주는 대가로 항공사로부터 받는 항공수수료가 올 8월부터 인하될 전망이어서 항공수수료 수입이 전체 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국내 여행사들의 경영난이 우려된다.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인터넷 발권 등 영업환경의 변화를 감안, 항공료의 9%를 여행사에 지불해야 한다는 IATA 규정을 올 7월31일자로 폐지한다는 입장을 최근 전 세계 항공사에 통보했다.

IATA 규정을 지켜온 전 세계 항공사들은 이에따라 올 8월부터 수수료 요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여행업계는 항공사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수료 인하를 노려온 점으로 미뤄 IATA의 수수료 규정 폐지를 계기로 수수료 인하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여행업계의 분위기를 감안, "수수료 정책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인터넷 발권의 확산으로 여행사들이 항공권 판매에 들이는 비용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9%를 수수료로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수수료 인하를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미국 국내에서는 항공수수료 자율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지난해부터 IATA 규정을 지키지 않고 한국과 동남아 여행사에 대한 수수료 요율을 7%로 낮춘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업계는 수수료 인하가 국내 3천여 여행사들의 경영난 및 무더기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일반여행업협회 등 여행업계 단체를 중심으로 항공사의 수수료 인하조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여행사나 여행업계 단체가 영세하고 항공사와의 거래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수수료 인하조치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여행사들도 항공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이색상품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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