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남자 경관 40명 거느린 '한인 여장부'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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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관할 109경찰서 브라이언 맥과이어 서장(왼쪽)이 지난 6월 부임한 허정윤 경위와 자리를 함께 했다. 신동찬 기자


“허정윤 경위는 남자들에게도 터프한 야간 근무조의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벌써 마약 남용이 이뤄지던 한 유흥업소 한 곳을 폐쇄시키는 등 많은 실적을 올렸지요.”

플러싱 관할 109경찰서 브라이언 맥과이어 서장은 지난 6월 13일 부임한 허정윤 경위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맥과이어 서장은 “109경찰서 역사상 한인 여성 경위가 부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109경찰서 관할 지역에 한인 주민이 많다는 것을 본부에서 감안하고 결정한 것 같다. 플러싱 한인 주민들에겐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시경에선 경찰관에게 근무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본부 인력개발국에서 각 지역의 인구와 인종 분포 현황을 감안해 소수계 경관들을 배치한다는 것이 맥과이어 서장의 설명이다.

허 경위는 현재 109경찰서의 3개 근무조 가운데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3소대의 책임자다. 허 경위의 휘하에만 35명의 경관(경사 포함)과 사복조 5명 등 총 40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위 진급 시험을 통과한 뒤 폴리스아카데미에서 2주간의 간부 교육을 받고 109경찰서에 배치된 허 경위는 “아카데미 교육을 마치는 날 배치 부서를 알려주었다”며 “109경찰서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한인 타운이어서 너무 반가웠고, 다른 곳보다 나의 정체성과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곳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부임 3개월째를 맞고 있는 그는 최근 신분 도용 문제로 경찰서를 찾았으나 언어 문제로 서류 접수조차 못하고 6시간씩이나 기다리던 한 50대 한인 여성을 발견하고 아예 담당 형사와 연결시켜주었다.

맥과이어 서장도 “한인 밀집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에서 한국문화와 언어를 구사하는 경찰관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허 경위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경위는 그러나 “최근엔 마약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돼 오는 한인 청소년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렇게 붙잡혀 오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따끔한 야단도 서슴지 않는다고 했다.

허 경위는 지난 1998년 경찰에 입문한 후 5년 만에 경사로 진급했고, 퀸즈 104경찰서와 시경 인력 개발국·111경찰서·시경 감찰반 등에서 근무했다.

양영웅 기자 jmher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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