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이틀하락에 현대 "시장 불신에 답답"

중앙일보

입력

현대 구조조정본부와 각 계열사들은 26일에 이어 27일에도 전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투신의 경영정상화 노력과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답답하다는 반응이었다.

구조조정본부는 27일 오전 김재수 본부장의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그룹의 재무구조 상황을 투명하게 알려 시장의 불신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결론만을 얻었다. 급기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은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을 찾아가 이번 주가 하락을 촉발한 현대투신 문제를 논의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판단, 외부에 열심히 알려리던 순간에 예상치 않은 돌발변수를 만났다"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현대투신은 지난해 12월 금감위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계약에 따라 올해초 8천억원 규모의유상증자까지 완료했다"면서 "현대투신은 내년말까지 외자유치 2천억원, 자회사 지분매각 7천억원, 유가증권 매각 6천억원 등으로 총 2조원을 자체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투신이 정부에 장기저리로 2조원 가량의 지원을 요청한 것도 일시적인 유동성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또다른 현대 고위관계자는 현대투신이 다른 현대 계열사의 회사채를 인수하지못해 현대 계열사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서도 현대투신은동일계열 회사채 인수 한도제로 인해 현대 계열사의 회사채 1천억원 가량만을 인수할 수 있어 현대의 자금운용과는 큰 관련이 없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도 주식시장에서 근거없는 소문이 유포돼 일시적인 주가하락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 현대측의 진단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의 무책임한 현대 위기설 유포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주장이다.

현대는 이용근 금감위원장이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한데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말정몽헌 회장이 밝힌대로 대주주라도 자신이 이사로 등기돼있는 회사에 대해서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대외홍보 창구인 PR사업본부 관계자도 "그동안 현대의 부채규모가 주요대기업중 가장 커 재벌개혁이 거론될 때마다 현대가 주목을 받았었다"면서 "그러나 자동차 부문 계열분리 이후 부채 총액은 삼성보다 줄어들게 되며 금융권의 부채총량규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운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