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지속…미, 유가밴드제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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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와 미국내원유 재고량 증가발표로 26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계속했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35센트 떨어진 22.98달러에 거래됐으며 7월 인도분도 40센트 하락한 22.97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시장에서도 브렌트 6월 인도분이 68센트 떨어진 배럴당 24.65달러에, 무연휘발유 5월 인도분은 갤런당 2.03센트 하락한 80.29센트에 거래됐다.

전날에도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 에너지부와 미국 석유연구소의 재고량 발표 결과 510만배럴이 증가한 3억740만배럴로 5개월내 최대치를 기록한 것나타난데 크게 힘입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새 유전개발과 인프라 보강을 통해 2003년까지 산유량을 하루 30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라는 나이지리아 국영석유회사 간부의 발언도 나와 앞으로 유가 하락세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회담에서 유가안정을 위해 유가 밴드제를 설정, 유가가 급격한 변동을 보일 경우 자동적으로 증산 또는 감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에너지부의 데이비드 골드윈 국제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유가 밴드제나 인위적인 가격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유가 밴드제는 시장을 인위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오히려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더욱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PEC는 배럴당 22-28달러의 가격변동폭을 설정, 20일간의 평균유가가 이 범위를 벗어날 경우 50만배럴씩 자동 증산 또는 감산한다는 유가 밴드제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OPEC회담 전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30달러선으로 치솟았던 고유가 현상과 관련,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있지만 지난 70년대와 90년대의 유가파동에 따른 세계경제의 침체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DB는 연례 전망보고서를 통해 지난달의 고유가는 OPEC의 산유량 감산이 주원인이라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모의 예측실험 결과 유가가 두배로 폭등할 경우1년후 1% 이내의 인플레가 유발되고 경제성장률이 0.2-0.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DB는 그러나 OPEC가 이미 7%의 증산에 합의했기 때문에 예전의 두차례에 걸친 세계경제 침체현상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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