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도 포켓몬 카드 모으기 열풍

중앙일보

입력

포켓몬 열풍이 전 지구촌의 동심을 헤집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어린이들이 포켓몬 카드를 수집하려고 강도짓까지 벌이고 있어 교사와 학부모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B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지난주말 영국의 헐 지역에서는 열한살짜리 어린이 두명이 칼을 들고 자기들보다 더 어린 아이들 두명으로부터 포켓몬 카드를 빼앗았다.

캔트의 렘스게이트 지역에서는 열세살과 열 네살된 아이 두명이 자기들보다 어린 여섯명의 아이들에게 집단 협박을 당하고 포켓몬 카드를 빼앗긴 일도 발생했다.

또 희귀한 포켓몬 카드를 사고 팔기위한 암시장까지 형성됐을 정도라는 것이다.

게다가 열흘전부터 영국에서 포켓몬 영화가 처음으로 상영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 사이의 포켓몬 열풍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고 그런만큼 교사와 학부모들의 걱정도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교사 연합의 데이비드 하트 사무총장은 "포켓몬 카드 모으기 열풍이 교내에서의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하트 사무총장은 B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아이들이 점점 포켓몬 카드에 집착하고 있으며 이같은 과도한 집착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며 "포켓몬 카드가 아이들의 포켓 (주머니)
을 털고있고 카드를 모으려고 칼을 들이대는 사태까지 몰고왔다" 고 비난했다.

하트총장은 "포켓몬을 만드는 사람들이 일부 카드는 그 숫자를 극도로 제한해 어린이들이 전체 카드를 완성하는걸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고 그런식으로 더 많은 카드를 팔고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의 포켓몬 제작사는 TV광고를 통해 "포켓몬 모으기를 통해 부모와 아이들이 가까와 질수 있고 아이들은 또 포켓몬을 주고받으며 거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과 웨일즈 지방의 학부모와 교사연합회 마가레트 모리시 회장은 "정부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이같은 상술에 대해 통제를 해야 하고 광고는 중단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종혁 기자 <kimc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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