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유통망 미비…전문시장 시급

중앙일보

입력

지난 95년부터 1백50m의 암반수를 개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이등을 재배하고 있는 표기석 (表基錫.62.홍천군 남면 명동리) 씨.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환경오염도 막겠다며 친환경농산물 재배를 시작했지만 이들 농산물에 대한 유통망이 갖춰지지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表씨는 품질인증까지 받은 무농약 재배 오이를 중간상에게 넘기고 나머지는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판매했다.

중간상에게는 1상자 (60개) 당 1만5천원씩 받을 수 있지만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는 절반 정도인 8천원밖에 받지 못했다.

일반 농산물과 함께 경매에 부쳐지는 까닭에 품질 만큼의 값을 받지 못한 것.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터라 크기와 모양등이 일반농법으로 재배된 오이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表씨는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 어려움을 호소, 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1백여 상자의 오이를 처분하는 것으로 올 1단계 농사를 마무리했다.

친환경농산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들어 소비자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고 각 자치단체도 무농약및 유기농법등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지원, 장려하고 있지만 유통망이 취약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은 중간 수집상들과 계약재배하거나 일부 소비자 단체등에 납품하는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나 남는 상품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일반 농산물과 함께 경매하고 있다.

이때문에 품질인증을 받은 친환경농산물이라도 모양과 크기등에서 일반농산물에 뒤져 제값을 받지못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은 현재 일반농산물과 함께 경매하는 시장제도가 친환경농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은 물론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 확대에도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박종서 (朴鍾緖) 농림부 친환경농업과장은 "농민들의 주장처럼 친환경 농산물만을 거래하는 시장이 필요하나 현재에는 이들 농산물이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1% 에도 못미치는 등 물량이 적고 사계절 출하되지도 않아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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