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최연소 1백 50 홈런

중앙일보

입력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삼성)이 오른손으로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그 경쾌한 손놀림은 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신호이기도 했다.

‘라이언킹’ 이승엽이 최연소 1백50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1976년 8월18일생인 이승엽은 19일 인천 SK전에서 23세8개월1일만에 1백50홈런에 도달, 장종훈(한화)이 세웠던 25세 2개월의 기록을 1년6개월 단축했다. 최단경기 1백50홈런 기록보유자인 이만수(6백55경기)의 기록보다도 16경기 빠른 페이스다.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통산 5백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종훈과 이만수의 최연소(25세 3개월)·최단경기(6백55경기) 5백타점기록도 함께 깨졌다.

신기록을 예고라도 하듯 이승엽의 스윙은 연습때부터 매서웠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회초 SK선발 박정현을 두들겨 좌측 담장을 직접 맞추는 2루타를 뽑아냈다. 4백99타점.

2개의 ‘아홉수’(149홈런·499타점)를 앞에 둔 4회초. 8-1로 크게 앞선 1사후 홀가분하게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SK 세번째 투수 가내영의 1백40㎞ 몸쪽 높은 직구를 힘차게 잡아당겨 1백20m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1백50홈런은 거침없이 치솟고있는 사자 이승엽에게는 하나의 이정표일 뿐이다. 이번 시즌 12경기만에 4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홈런신드롬을 일으켰던 지난해(54홈런)보다 빠른 추세로 홈런을 쳐내고 있다. 오사다 하루의 일본 시즌 최다홈런기록(55홈런)을 넘어설 기세며 장종훈의 통산최다홈런(2백57)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삼성은 이승엽의 3타점과 김진웅의 호투에 힘입어 11-3으로 대승했다.

잠실경기에서는 롯데가 LG에 5-3으로 이겼다.97년 계약금 5억원에 입단해 1승에 그치던 롯데 투수 손민한은 97년5월28일 이후 3년 10개월여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두팀은 전날 쓰러진 임수혁의 쾌유를 빌며 치어리더 응원과 앰프사용을 하지 않았으며 롯데선수들은 임수혁의 등번호인 20을 모자에 유성펜으로 새기고 나왔다.

한화는 인천원정에서 현대에 9-6으로 승리했다.두산-해태의 광주경기는 비때문에 하루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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