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연봉 좇아 움직이는 '철새' 펀드매니저 는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들어 유명 펀드매니저들이 높은 연봉을 좇아 자리를 자주 옮기면서 갑자기 담당 펀드매니저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기 이름을 걸고 돈을 받아놓고 펀드가 청산되기 전에 자리를 옮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관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더구나 전임 펀드매니저들이 인수 인계를 소홀히 하거나 후임자들의 운용 스타일이 전임자와 달라 펀드 관리의 일관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SK투신운용은 최근 한국투신의 장동헌 팀장을 주식운용 본부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張씨는 1998년 말부터 골든칩 장동헌 펀드 등 1조원이 넘는 돈을 굴려온 스타급 매니저. 이에 따라 한국투신은 張씨가 운용했던 펀드의 담당자를 급히 바꿨다.

이에 앞서 LG투신의 박종규 팀장이 투자자문사 설립을 위해 회사를 떠났고, 그 자리에 대신투신의 양유식 팀장이 영입됐다.

이에 따라 朴씨가 관리해온 뮤추얼펀드를 梁씨가 모두 떠맡았다.

또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펀드 중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나폴레옹 펀드를 운용하던 강신우 매니저가 템플턴투신의 상무로 이적하면서 펀드 담당자가 유해성씨 등으로 교체됐다.

심지어 펀드 이름에 붙어 있는 매니저와 실제 담당자가 다른 경우도 있다.

대한투신의 홀인원 시리즈 중 신현과 이재현 펀드의 경우 담당자가 각각 지춘근씨와 서정호씨로 바뀐 상태다.

또 동원BNP투신의 밸류이재현펀드도 실제 펀드 운용은 이준희씨 등이 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 뮤추얼펀드 시리즈를 운용하던 김영준씨가 삼성투신으로 옮김에 따라 담당이 배인권씨로 바뀌었고, 동양오리온투신의 경우도 김영수씨가 회사를 그만둠에 따라 다른 매니저들이 김씨가 운용한 펀드들을 몇개씩 나눠 맡기도 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국내 투신사들은 외국에 비해 조직력보다는 펀드매니저의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커 누가 담당자인가에 따라 운용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며 "고객과 약속을 충실하게 지키지 못한 펀드매니저는 물론 인력 관리를 소홀히한 투신사도 문제" 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