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중국측 무성의로 드래프트 '기대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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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된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의 외국인선수 공개선발은 '중국과의 거래는 역시 어렵다' 는 교훈을 남겼다.

예정보다 2시간 늦게 상하이 광타호텔에서 시작된 공개선발이 선수자격 시비로 2시간이나 지연, 자정쯤 끝난 것은 이같은 어려움을 단적으로 증명했다.

드래프트 5순위인 진성호 현대건설감독 등 일부 코칭스태프는 중국농구협회가 국가대표 16명 중 6명을 보호선수로 묶고 나머지 10명 중 3명만을 선발토록 제한한 데 대해 반발, 2시간 늦게 시작됐다.

일부 감독들은 보호선수 중 최소한 1~2명과 과거 화려한 스타였던 선양 리둥메이(李冬梅.31.1m96㎝) 등을 선발케 해달라며 류펑옌(劉風岩)중국협회 부회장과 담판을 벌이느라 선발대회가 늦어진 것이다.

중국은 전날에야 갑부(1부)리그가 벌어지던 후베이성 샤오간(孝感)에서 보호대상선수 6명을 WKBL에 통보했는데 알맹이는 다 빠져 있었다.

중국 선수임대는 당초부터 문제점이 예상됐었다.

첫째, 중국측의 자료제공이 너무 늦고 부실했다.

WKBL은 지난 1월 중국측과 용병문제를 협의하기 시작, 수차례에 걸쳐 선수신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 제공을 요청했으나 간략한 선수 명단이 입수됐다. 그것도 중국 출발 3일 전에 - .

참관팀은 중국에서 하루에 5~10시간 이동하며 갑부리그 여섯경기를 보고서야 구체적인 명단과 갑부리그 출전 선수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그나마 불충분했다.

참관팀은 경기장에서 중국측의 배려가 없어 관중석 꼭대기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둘째, 중국측은 자신들의 실속 챙기기에 바빴고 성의가 없는 인상이었다.

국가대표 중 6명은 주전급이어서 내주지 않았고 새내기 3명은 한국리그에서 훈련을 시키겠다는 복안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한국측은 용병 1명의 임대료로 월 2천달러를 주기로 계약했는데 이중 1천6백달러는 중국협회측이 자신들의 몫으로 요구, 한국이 중국대표팀의 미국 전지훈련 경비를 조달해주는 셈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국은 WKBL이 부족한 인력이기는 하지만 신생팀 창단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시간에 쫓겨 중국여자농구에 대한 사전정보 입수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남겼다.

좌우간에 신생팀과 5개 구단은 각각 1순위로 1m90㎝ 이상의 중국 용병을 확보, 이들이 6월 여름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가 이번 중국 용병 선발의 성패를 가늠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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