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찬호도우미 & 최고타자 게리 쉐필드

중앙일보

입력

4월5일 찬호의 선발경기에서 다저스의 좌익수 게리 쉐필드는 3회 1-1상황에서 이라부로부터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냄으로써 찬호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작년 후반기였던 8월23일 필라델피아 전부터 계속되었던 찬호의 7연승동안 7경기 모두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며 찬호의 승리를 도와주었던 쉐필드는 새로운 시즌 찬호의 첫 경기에서도 역시 찬호선발 = 쉐필드 홈런이란 기분좋은 예감을 또 한번 성사시켜줌으로써 찬호의 든든한 후원군이 되었고, 기존의 메이저리그 매니아들뿐만 아니라 이젠 일반 야구팬들의 인기까지 한층 더 누릴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타격의 자질과 능력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종래 잦은 부상 등으로 인해 게임 출장수가 적어 기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 되어 온 게리 쉐필드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본다.

5피트 9인치(180Cm) 190파운드(86Kg)가 보여주듯이 쉐필드는 맥과이어나 피아자, 프랭크 토마스 같은 거구의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홈런 최고기록이 42개인 쉐필드가 올해 50개의 홈런을 넘긴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평론가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우타자로서 가장 다이나믹한 절정의 타격기술과 천부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타격 감각, 무거운 배트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배리 본즈, 소사, 그리피, 맥과이어, 피아자등과 함께 메이저 최고로 평가되는 95마일 이상의 배트 스피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68년생으로 1988년 밀워키에서 유격수로 데뷔했던 쉐필드의 진짜 가치는 단순히 타격의 파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92년도 3루수로서 146게임에서 33홈런, 100타점, 타율 3할3푼을 기록하여 24살의 나이에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올랐을 정도로 타격의 정교함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삼진과 볼 넷의 상대적 비율을 선구안이라 정의했을 때 볼에 배트를 맞추는 컨택트 히터가 아니라 풀 스윙을 하는 파워히터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구안이란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삼진을 잘 당하지 않기에 메이저의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싫은 선수로 지목되곤 한다.

96년이후 4년간 삼진은 255개인데 반해 볼넷은 459개를 끌어내어, 볼넷이 삼진의 무려 두 배에 이른다

이처럼 볼넷을 많이 골라 출루하는 쉐필드의 타격자세는 그가 자신의 개인기록을 위해 무리한 타격을 하는 선수가 아니라, 자신이 출루함으로써 자신의 앞과 뒤의 타자들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팀 플레이어임을 의미한다.

누군가 야구경기중 자신의 권위에 도전해온다고 느끼면 철저히 응징할려고 하고 또 그렇게 해버리며 그럴수 있는 선수라는 어느 감독의 표현처럼 대단한 카리스마를 가졌으며 뭔가 해야겠다고 동기부여가 되면 스윙이 더욱 무서워지는 타자이다.

또한 이 선수의 두드러진 특징은 찬스에 강하다는 점이다. 게임의 승패가 결정이 난 뒤에 치는 위로포나 축하포등의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동점상황에서 역전타나 1-2점 차이에서 팀을 도망가게 해주는 결정타, 혹은 지고있을 때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서 따라가게 만드는 추격포등 필요할 때 그 상황에서 원하는 타격을 해주는 빈도가 대단히 높다.

즉 팬들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스타라고 했을 때 바로 그런 범주에 포함이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몇 안돼는 선수란 것이다.

주자로서 지금까지 156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걸음도 빠르며, 외야수로서의 골드 글러브급의 수비라곤 할 수 없지만 걸음이 빠르고 어깨가 강하기 때문에 주자들은 루상에서 그의 눈치를 살펴야만 한다.

97년 구단고위층의 미움을 받은 피아자의 트레이드때 다저스로 온 쉐필드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과거 종종 팀웍에 해가 되는 개인적인 선수로 언급되곤 했지만, 지금의 쉐필드는 오히려 다저스 팀의 리더로 지목이 될 정도로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이전 더 이상 예전의 악동 쉐필드가 아니라는 평가이다.

쉐필드의 가장 큰 약점은 타격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잣고 고질적인 어깨와 다리(오금)부상 등으로 게임 출장수가 적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이 뛰어난 타격능력에도 불구하고 쉐필드의 기록과 가치를 떨어뜨려 평가절하 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다.

하지만, 96년 이후 4년간 쉐필드의 게임 출장횟수는 578경기로 평균 145게임 정도를 출장하는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년에는 다저스 역사상 두 번째로 100타점, 100볼넷, 100득점 이상을 3할 이상의 타율로 기록한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작년 기록 역시 시즌 내내 어깨 통증에 시달리면서 기록한 것으로써 자신의 최고기록도 아니며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표출해낸 기록도 아니다.

올해 초 재혼과 함께 현재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하며 올해는 스스로도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줄 생각으로 비시즌동안 자신의 건강관리에 온 신경을 집중시켰기에 현재 몸상태가 자신이 야구를 시작한 이래 올해같은 몸으로 뛰었던 기억이 없는 정도라고 한다.

감독 데이비 존슨이 가장 철저하게 신임하고 있는 타자 게리 쉐필드는 지금까지 기록상의 수치만으로 평가할 순 없는 선수이다.

건강하고 동기부여가 된 게리 쉐필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든지 리그 MVP가 될 수 있는 선수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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