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전 세계 더블딥 빠질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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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리셴룽(李顯龍·사진) 싱가포르 총리가 미국과 유럽의 경제 문제로 전 세계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 총리는 14일 국경일 기념 연설에서 “유럽의 채무 위기와 신용 강등에서 비롯된 미국의 경제난이 국제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미국과 유럽이 더블딥에 빠지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은 투자자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자신들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풀기 위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믿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지탱할 수 없는 수준의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견 차가 큰 탓에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는 아직 ‘공포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지만 전 세계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의존형 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우 올 상반기 4.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세계 경제 침체 등의 불안 요인으로 인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인 14.5%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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