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해커 랜 로즈 "나는 영원한 해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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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커로 불리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한 평생 해커로 남고 싶습니다"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터미너스(Terminus)''라는 이름의 해커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온 랜 로즈(41.Len Rose)씨는 3일 오후 카이스트 정보보호교육연구센터(ISC.센터장 이광형 교수)에서 이처럼 해커 예찬론(?)을 펴고 `진정한 의미의 해커는 무엇인가''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해커(Hacker)와 크랙커(Cracker)는 반드시 구별돼야 합니다. 크랙커는 범죄(Criminal act)와 연계되지만 해커는 인터넷에 아주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해커란 말은 정보를 보호한다는 좋은 의미에서 출발했고 앞으로도 나쁜 의미로 해석되서는 안됩니다"

그는 인터넷이 한창 확산되던 90년대초에는 미 보안국으로부터 `해커 군단의 지도자(The Mastermind of the Ligion Of Doom)''로 지목돼 1년동안 옥살이를 하고 FBI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분리했을 정도로 해킹에 대한 소질과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평가받고 있다.

"90년 당시 미국 전화시스템을 파괴하려 한다는 엉뚱한 루머 때문에 꼬투리가 잡혀 해커소탕작전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정부가 해커를 소탕하려 하던 때에 이 사건은 아주 시기가 적절했던 거죠. 하지만 내 능력을 인정한 Apple사 등 컴퓨터 업체에서 노력해 준 덕에 형기를 짧게 마칠 수 있었죠"

그는 이어 "정보보호(Security)는 기술(Technic) 20%에 밤을 새우면서 일하는 노력(Vigilance)이 80%"라며 "진정한 해커가 되려면 항상 인터넷을 가까이 두고 열심히 사이버 세상을 돌아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고치는 것도 해커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해커에 대한 의미가 변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해커만이 진정한 해커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매릴랜드(Maryland) 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77년 유닉스(Unix) 해커로 활동하면서 줄곧 인터넷과 관련된 일에 몸담고 있는 랜 로즈는 현재 세계 최대의 인터넷 네트워크 게임회사인 더글로브(theglobe.com)사의 연구 책임자로 일하며 넷시스(NETSYS.com)라는 유닉스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그는 국내 기술 벤처 인큐베이팅 전문회사인 랩인베스트 어소시에이츠(대표 지귀환.48)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4일과 5일에는 각각 포항공대와 서울대에서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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