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집주인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최현주기자]

요즘 경기도 과천시 집주인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5차 보금자리지구로 과천 일대가 선정된 이후부터다.

한동안 보합세를 유지하던 집값은 뚝뚝 떨어지는 반면 전셋값은 치솟고 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5차 보금자리지구가 발표된 것은 5월 초. 이 후 과천 집값은 3개월새 3.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집값은 0.1% 내렸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84㎡형(이하 전용면적)은 3개월새 3000만원 떨어져 현재 8억8000만~9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부림동 주공7단지 47㎡형은 2000만원 떨어져 5억9000만~6억2500만원선이다.

반면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3개월새 과천 전셋값은 4.2% 올라 수도권 평균(1.6%)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서울 강남권 전셋값도 2% 오르는 데 그쳤다.

별양동 주공4단지 73㎡형은 3개월새 전셋값이 5000만원 올라 현재 2억7000만원선이다. 입주 3년차인 원문동 래미안슈르 136㎡형은 7000만원 뛰어 5억~5억5000만원을 줘야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이 기간 과천은 서울·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지고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집값은 수도권 평균보다 3배 이상 떨어지고 전셋값은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그간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과천에 대규모 보금자리지구 조성은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과천시에는 아파트 12개 단지 정도가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땅이 개발제한구역에 속하는 탓에 새 아파트를 짓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공급은 한정된 반면 정부청사가 있어 고정 수요는 꾸준했다. 때문에 수도권에서도 아파트값이 비싼 지역으로 손꼽혔다. 과천 아파트 평균 시세는 3.3㎡당 2500만원선이다. 이는 서울 강남권 평균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청사 이전·보금자리 지정 등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고

하지만 갈현·문현동 일대 지식정보타운지구(135만3000㎡)에 보금자리주택 6500가구를 포함한 9600가구가 들어서게 되면서 주택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예상 분양가는 3.3 ㎡당 1891만~2144만원이다. 인근 시세의 75~85%선이다.

원문동 O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라는 장점에 시세차익까지 기대되니 다들 보금자리를 기다리게 되는 것”이라며 “누가 비싼 값을 치르고 기존 주택을 사겠나”고 말했다.

여기에 그간 든든한 고정배후수요층을 형성했던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급은 급격히 늘어나는데 수요는 빠져나가는 것이다. 자연스레 전셋값만 치솟고 있다.

세종시로 이전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집을 대거 내놓고 전세를 찾는 데다 보금자리주택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도 전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동 P공인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 선정에 대해 과천 주민들이 강도높은 반발을 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보금자리주택을 4500가구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황이 정리되기 전까지 과천 주택시장은 예측불허의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도 과천시 주택시장이 혼란에 휩싸였다. 5차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이후 집값은 급락하고 전셋값은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전경.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