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자협의회 해체.구조조정위는 존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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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경영자협의회는 해체하되 구조조정위원회는 존속시키기로 했다. 정몽헌 회장은 앞으로 대내외적으로 계열기업을 대표하고 꼭 필요한 업무조정이나 발전방향에 관한 업무만을 맡게된다.

구조조정위원회는 계열사 공동업무를 맡겨 당분간 존속시키되, 기능과 역할을축소하고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해체하기로 했다고 현대는 밝혔다.

정몽헌 현대회장은 31일 오전 10시30분 계동사옥 15층 대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업 지배구조개선 방안을 골자로한 `현대 21세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발표는 최근 정부가 현대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재벌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 나온 것이어서 다른 대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8개 계열사에서 실시한 사외이사 과반수 구성을 전계열사로 확대하고 사외이사를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임토록 할 방침이다.

또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가 50%를 차지하는 `인사소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진이 제출한 집행임원의 임면을 심사토록 하는 등 선진국 수준으로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정 회장은 "대주주라 하더라도 소유지분에 상응하는 주주로서의 권리만 가질 뿐,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경우에는 일체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이사회 및 이사회에서 승인된 전문경영인에 의한 선진 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또 그동안 구조조정위원회와 PR사업본부가 내정인사를 발표하던 것을 중단하고 연말 임원인사를 포함해 모든 인사를 각 계열사별로 단행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업 지배구조 개선방안과 함께 ▲5대 핵심사업의 세계 경쟁력확보를 위한 역량 집중 ▲디지털 경영시대에 맞는 각종 미래지향적 경영 ▲현대증권등 금융부문의 육성발전을 약속했다.

그는 이와함께 소액주주의 제안이 경영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경영설명회를 열어 경영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종업원의 대우및 복지개선에 주력하고 중간배당제 등을 통해 이익이 난 부문을 주주에게 성과가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운영.노효동.박세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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