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e-머니로 심장병 어린이 도와...

중앙일보

입력

지난 26일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춘계리그 결승전에서 게이머들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KIGL 프로게이머 및 아마게이머가 속한 배틀탑회원들이 자신의 e-머니를 모아 '사단복지법인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이사장 박영관)'에 약 1천만원을 기증한 것.

인터넷 게임 랭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틀탑(대표 이강민)은 지난 3월1일자로 기존의 유료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고 e-머니제도를 폐지하면서, 자신의 e-머니를 현금으로 환급해 가도록 했다. 그러나 총 22만 회원 중 약 2만여 회원들은 이 돈을 환급해 가지 않고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는데 동의했고, 배틀탑은 그 총액 1천만원을 게이머들의 뜻에 따라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데 쓴 것이다.

배틀탑 e-머니(e-money)는 지난1999년 9월1일부터 시작한 적립금으로, 실제 돈으로 환급해 쓸 수 있었다. 배틀탑에서는 한 게임을 할 때마다 이길 경우 100원을 회원들에게 적립시켜 주었다.

배틀탑 이강민 사장은 "회원 각각에게는 많지 않은 액수지만, 그 안에는 게이머들의 소중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인터넷이 되길 바란다"며 취지를 말했다.

현재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성씨(22세/소속: 프리텔 n016 )는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선뜻 동의했다.

배틀탑은 지난 1999년 4월 사이트(www.battletop.com)를 연 이후, 게임 랭킹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00년 1월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를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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