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이 처음으로 미국의 공중파 TV를 탄다.
애니메이션 전문업체인 '씨네픽스' (대표 조신희)가 기획.제작한 3D 애니메이션 '큐빅스' (52부작)가 그 주인공. 조사장은 "4월초에 미국과 동시에 발표하기로 합의가 끝났다. 상대는 메이저 공중파 방송사 가운데 하나며 내년 1월부터 방영될 것" 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의 경우 애니메이션은 케이블 방송에서 검증을 거친 후 공중파로 옮기는 게 관례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켓 몬스터' 도 마찬가지였다.
'큐빅스' 의 공중파 직행은 이 점에서 더욱 놀랍다. 과연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돌파구가 여기에 숨어있다.
◇ 독창적 캐릭터〓캐릭터의 독창적 스타일이 돋보인다. '큐빅스' 를 기획할 당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에반게리온' 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트렌드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주사위(큐빅)를 활용한 로봇 디자인은 그야말로 순수 창작이다.
미국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인 4키즈의 자회사로 일본을 제외한 세계시장에 '큐빅스' 의 배급을 맡은 서밋 미디어사의 토머스 케니 사장은 " '토이 스토리' 를 비롯한 기존 3D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는 모두 차가운 느낌이다. 그런데 '큐빅스' 에 등장하는 로봇은 다르다. 따뜻한 감정과 함께 친숙한 느낌을 준다" 고 설명한다.
◇ 해외 마케팅 채널 확보〓4키즈 그룹은 '포켓 몬스터' 의 전세계 배급권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큐빅스' 가 이 채널을 확보한 것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의 프로그램 견본시에서였다. 4키즈의 사장이 지나가다 우연히 '큐빅스' 의 견본 프로그램을 보게 된 것. 그리고 즉석에서 구두계약이 맺어졌다.
전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입한다는 것이 제작사의 기본 입장이다.
◇ 캐릭터 상품화〓기획부터 캐릭터 상품을 염두에 뒀다. 덕분에 주사위 모양의 로봇은 50여가지 변신이 가능하다. 기본 모형에다 블록을 추가할 때마다 다른 모양이 된다.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 '로고' 식의 완구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