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대만노선 배분놓고 갈등

중앙일보

입력

"대만노선 운항 재개는 복항(復航)이다. " -대한항공

"8년간 끊긴 노선이 생기는 것은 신규취항이다. " -아시아나항공

1992년 중국 수교로 중단된 대만항로(航路)가 곧 열릴 전망인 가운데 운항성격을 놓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공중전' 이 치열하다.

김윤기(金允起)건설교통부장관이 지난 20일 대만항로 재개 추진의사를 밝힌데 이어 21일 주한 대만대표부의 린쉰셴 대표도 "대만항로 문제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 고 언급, 대만항로의 재개는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

90년대초 연간 40여만명에 달했던 대만항로 승객은 현재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직항노선이 이어질 경우 양국의 경제성장과 관광수요 증가에 비춰 한.일노선에 이은 제2의 황금노선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양대 항공사는 주7회로 예상되는 대만노선 취항권을 따기 위해 대정부.대언론 홍보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만항로 재개를 신규취항으로 보느냐, 복항으로 보느냐에 따라 노선배분 결과가 엄청난 차이를 갖기 때문이다.

복항으로 간주하면 노선단절 당시까지 대만에 단독 취항했던 대한항공은 7편중 최소 4편을 차지할 수 있다는 심산이다. 반면 신규취항으로 간주하면 대한항공의 몫은 아예 없다.

괌 추락사고와 영국 화물기 추락사고로 내년 5월까지 신규 취항이 금지돼 있는 것. 이에따라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朴三求)사장이 직접 대만 방문일정을 세우는 등 진두지휘에 나서 '신규취항' 논리를 강화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복항' 논리로 맞서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주장이 모두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 아직 노선배분 원칙을 정하지 못했다" 면서 "어떤 경우든 뒷말 나오기 십상이라 고민"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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