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 시장 잠재력 중국·호주보다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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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전자 왕국’ 소니의 새 모토다. 소니는 A/V와 IT 기술의 만남을 주도하며 디지털 제품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니의 디지털 제품군 가운데 올해 한국 시장을 더욱 흔들 품목은 디지털 캠코더와 카메라. 세계 비디오게임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2’에 이어 소니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소니그룹에서 디지털 캠코더와 카메라를 만들고 있는 ‘소니 퍼스널비디오컴퍼니’(PVC)는 올해 차세대 시장을 이끌 9개 모델을 내놨다.

지난 3월8일 일본 도쿄 소니 본사에서 국내 기자단과 만난 니무라 쓰토무(新村勉) 소니PVC 사장은 “한국의 디지털 캠코더·카메라 시장은 일본을 빼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나 호주보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니무라 사장의 평가는 통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해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에서 팔린 1백만 대의 디지털 캠코더 가운데 17만 대가 한국에서 팔렸다. 지난 98년 13만 대보다 4만 대나 늘어난 수치다. 소니의 인기모델은 공급물량이 달려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니무라 사장은 “일본 캠코더 시장의 90%는 디지털 제품이고 한국 시장에도 디지털 캠코더 점유율이 45%에 이른다”며 “특히 가전·정보통신 기기 사이를 손쉽게 연결하는 저장매체 ‘메모리스틱’이 캠코더에 접목되면 디지털 바람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캠코더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0%, 일본기업이 40% 정도. 아날로그 부문은 삼성이 6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디지털 부문은 소니가 70%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LG전자의 철수로 삼성전자가 홀로 시장을 지키고 있는데다 CCD를 비롯, 핵심부품은 일본기업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카메라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영향으로 98년 줄었으나 지난해부터 PC시장 회복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시즈카 소니PVC 총괄부장은 “지난 1월 한국에 들러 20여 개 점포를 돌며 시장조사를 했다”며 “새 제품인 사이버 샷으로 한국 시장 1위를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PVC는 오는 5월께 소니코리아를 통해 새로 개발한 디지털 캠코더 7종과 디지털 카메라 2종을 한국 시장에 내놓는다. 기존 제품보다 화질과 성능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폐지된 뒤 일제 캠코더와 카메라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소니의 새로운 ‘디지털 제품군’은 국내 전자업체들엔 더욱 위협적이다.

소니PVC가 선보이는 디지털 캠코더 가운데 DCR-TRV 820을 비롯, 4개 기종은 디지털 8㎜ 테이프 방식으론 처음으로 휴대용 디지털 저장매체인 메모리 스틱 슬롯을 탑재했고 정지영상 기록도 가능하다.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 사이버 샷 DSC-S70은 고선명 화질과 더불어 TV를 통해 재생이 가능한 동영상 기록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마비카 MVC-FD 90은 PC에 간편하게 접속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지화면과 음성을 동시에 기록하는 기능이 있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캠코더·카메라를 앞세워 1천3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5개인 애프터서비스망을 30개 수준으로, 딜러망도 올해 30개 가량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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