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울릉도 오겠다는 일본 의원 방문단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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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를 방문할 예정인 일본 자민당의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53·사진) 의원은 26일 “(거기서) 일장기를 흔든다거나 한국 국민들이 싫어할 행동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인 울릉도방문단의 단장이기도 한 그를 이날 오후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

 -울릉도 방문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계획은 없나.

 “지금으로선 없다.”

 -한국에선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로선 (울릉도에) 관광객과 함께 들어가는 것이므로 방어 수단은 아무것도 없다.”

 -도대체 왜 울릉도에 들어가려 하는 건가.

 “양국 간에는 60년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를 둘러싼 이견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울릉도 방문은 영유권 문제를 논의하거나 주장을 피력하려는 게 아니다. 영유권 문제는 어디까지나 국가 간 문제다. 협상도 정부가 해야 한다. 울릉도는 한국 영토다. 다만 울릉도가 다케시마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하니, 과연 한국 국민들은 다케시마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직접 울릉도에 가서 보고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 거다. 이성적인 대응을 해주길 바란다. 한국 국민들도 쓰시마(對馬)섬에 많이 가지 않느냐. 같은 이야기다.”

 - 그럼 독도도 방문하지 그러나.

 “다케시마에 갈 때는 일본 배로, 일본 루트로 가고 싶다. 한국 배를 타고 우리 영토에 갈 생각은 없다.”

 -이번 행동이 결과적으로 큰 정치적 파문을 일으킬 텐데. 혹시 정치적 쇼 아닌가.

 “현재 양국 관계는 매우 좋다. 하지만 늘 다케시마 문제만 나오면 싸움이 된다. 불행한 일이다. 이번에 내가 울릉도를 가고 안 가고를 떠나 이 문제가 협상에 올라간 적도 없을뿐더러 협상에 올리면 순간적으로 관계가 악화될 것이다.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치적 이해 없이 내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양국 간에 연 550만명이 오간다. 정치인이 관계를 악화시켜서야 되겠는가.

 “내가 울릉도에 가서 일장기를 흔든다거나 하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건 전혀 생각도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를 안내해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한·일 도서협정 반대도 그렇고 이번 울릉도 방문도 그렇고 나중에 자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려 하나. 감당할 수 있나.

 “과거 선배들은 양국의 예민하고 어려운 문제는 나중으로 넘겼다. 필요한 지혜였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해결 문제를 남기고 말았고, 그 문제를 건드리기만 하면 금방 무너져 버리는 상황이 됐다. 양국은 새 시대에 들어서야 하며, (독도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 민간기 이용 금지를 정한 일 외무성의 결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명한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상황으로까지 몰리게 된 일 외무성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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