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건물 지었는데 과천 가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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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무총리실의 과천청사 활용 방안 발표에 가장 당혹해하는 곳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다. 서울식약청 관계자는 “오늘 총리실 발표를 보고서야 우리가 이전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지난주 80억원을 들여 새 건물을 준공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서울식약청은 지난 22일 본관 건물 옆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종합민원센터를 열었다. 공사비만 80억원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충북 오송으로 옮긴 식약청 본청에 방문하기 힘들어진 수도권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 민원센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과천청사 이전 방침이 세워지면서 세금 80억원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청 관계자는 “최근에 ‘테이프 커팅’을 한 민원센터는 전혀 활용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청 내부에선 “서울과 경기 북부·강원도를 관할하는 서울식약청이 경인식약청 관할 지역인 과천으로 옮기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지난주 차관회의에 보건복지부도 참석했는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서울식약청이 오늘 (이전 계획을) 처음 들었다는 얘기에 나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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