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청사 밀집지역 대형폭발 … 10여 명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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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정부청사 밀집지역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 크게 훼손됐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날 폭발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슬로 AP=뉴시스]


노벨 평화상을 시상하는 노르웨이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정부청사 밀집 지역에서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이 지역에는 총리실 건물과 재무부·석유부 청사, 노르웨이 최대 타블로이드 신문 VG 건물 등이 있었다. 폭파 당시 옌스 스톨덴베르그(52) 총리는 총리실에 있지 않아 무사하다고 현지 공영 라디오 NPK가 전했다.

 폭파로 석유부 청사에서 불길이 타올랐으며, 주변 건물들의 유리창이 대부분 파손됐다. 라디오 노르웨이는 “사전에 건물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하면서 사고가 났다”며 “폭발음은 오슬로 시내 전체에 들릴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오슬로 경찰은 건물 주변에 추가로 설치된 폭발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청사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폭발물 제거 작업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오슬로 시민들이 패닉에 빠졌다”며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지만 건물에 연기가 자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펑’ 소리와 함께 건물 일부가 폭발했고 순식간에 거리는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며 “주변 차량들도 크게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아프간에 파병하고 있고, 지난 3월 이후 나토의 리비아 공습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5월 2일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 최고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2007년 “이슬람을 적대하는 전쟁에 참여한 노르웨이는 알카에다의 보복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르웨이 신문은 2006년 초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덴마크 신문 만평을 다시 게재해 이슬람권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당시 시리아와 파키스탄에서는 노르웨이 대사관이 불타고 노르웨이 기업 사무실이 공격당했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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