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력발전기 날개가 … 조선업 미래 성장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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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엔 모처럼 낭보가 전해졌다. 2008년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3년 만에 중국에 빼앗긴 조선 1위(선박 수주) 타이틀을 되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하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올 수 있어서다. 그래서 조선업계는 태양광·풍력 등 그린에너지 분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2020년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약 1조 달러)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그간 선박으로 축적한 기술력이면 4~5년 뒤쯤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풍력발전설비의 핵심 장치인 블레이드(날개)는 선박 프로펠러를 만드는 기술과 유사하고, 구동장치와 제어시스템 역시 선박건조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회사는 현대중공업이다. 이 회사는 올 6월 충북 음성 태양전지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약 2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600㎿ 규모다. 올해 말까지 1GW(기가와트)까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북 군산에 연산 600㎿ 규모의 풍력발전기설비 공장도 운영 중이다. 9월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 설립될 연산 600㎿ 규모의 풍력발전설비 합작 회사도 올 연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4월 캐나다 웨이컨사로부터 2㎿급 풍력발전기 5기를 수주해 첫 매출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연간 최대 200여 기의 풍력발전기용 블레이드와 250여 기의 타워(몸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캐나다 트렌턴에 완공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8월 연산 500㎿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경남 거제에 완공하면서 본격적인 그린에너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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