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사춘기 우리 아이, 공부 어떻게 도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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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엄마 찾고 까불던 애가 통 말을 안 한다니까. 벌써 사춘기가 왔나 봐 글쎄~” 초등 6학년부터 중2 정도의 자녀를 둔 엄마들의 흔한 이야기입니다. 이 기간이 심각한 것은 자녀의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사춘기의 절정에 이르는 중2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저명한 발달이론 학자 에릭슨은 0~1세에 형성되는 발달(신뢰감: 불신감)에 못지않은 중요한 발달단계를 12~20세(정체성: 혼미)로 잡았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자녀의 발달 상태나 대처방안에 대해 잘 모르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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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해야 하는 초6

학부모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심리상태, 신체변화, 어른(특히 부모와 선생님)과의 갈등 등을 자녀에게 미리 이야기 해두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폭풍과 같아서 반드시 지나간다는 점도 짚어주셔야 합니다.

자녀의 학습 특성을 잘 정리해 두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흥미 있어 하는 분야가 어학 쪽인지 수리인지 예술 계통인지. 순발력과 기억력이 좋은 편이어서 머리로 하는 유형인지 차분하고 꼼꼼한 노력형인지. 언어적으로는 문학적인 상상력이 고조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논리적인 글과 정보에 치우친 내용보다는 우리글과 영어학습에 소설류의 문학작품에 최대한 노출시키는 것이 차후 중고등 언어, 외국어 학습에 좋은 토대가 됩니다.

학습태도에 집중해야 하는 중1

친구가 마냥 좋아지는 시기입니다. 가족여행에서 빠지는 경우를 만들지 말아야 좋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한두 가지를 꼭 여행에 집어넣는 것이 낫겠죠. 친구도 친지나 부모 친구의 자녀 중에서 만들어 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꼭 유념할 것은 성적보다는 학습 습관입니다. 특히 머리가 좋아서 노력하지 않아도 상위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인 경우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중1때 학습 태도가 흐트러지면 고학년이 돼 오랜 시간 공부에 집중하거나 자신의 학습 플랜을 짜서 실행하는 능력이 생겨나기 힘듭니다.

이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의외로 짧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20~30분이 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토막 내거나 과제별로 나눠 완성하게 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에도 10분에 20단어 외우기 목표를 세우고 10분 후에는 빠짐없이 self-test를 해서 틀린 것을 그 다음 20단어 속에 넣어 다시 외워나가는, 목표 달성 식 학습이 효과적입니다. 시험공부도 계획 없이 열심히 하는 것 보다 과목별로 봐야 하는 책을 본인이 선택하고 그 내용을 완전 숙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설정해 나가야 합니다.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주위를 돌려야 하는 중2

사춘기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학생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일일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다양한 사회, 여러 층의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시간으로 흘러간 역사 등에 눈을 돌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자는 것이지요.

 연예계에 눈을 뜨는 시기이니 음악을 포함한 예술에 노출시켜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기 있는 연예인도 좋지만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 스타일을 찾아서 한 뮤지션을 깊게 수집하고 감상하게 하면 자신의 세계가 생기고 집중력에도 좋습니다. 외국어 학습에서는 언어의 구조에 눈을 떠야 하는 시기입니다. 올바른 문장이라는 걸 알아도 거기서 그치지 말고 이 문장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응용되어 발전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유재영 천안 정상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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