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신화’ 난사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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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강화도 선두리 해병대 해안 소초에서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한 해병대원이 운구차량이 지나자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인천시 강화도 소재 해병대 2사단 해안소초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해병대는 “오전 11시50분쯤 강화도 선두 4리의 해병대 2사단 8연대 1대대 1중대 해안소초 생활관(내무반)에서 김모(19) 상병이 야간근무 후 잠을 자고 있던 동료들에게 K-2 소총을 난사해 이승훈(26) 하사 등 4명이 숨지고 권혁(20) 이병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권 이병은 김 상병이 총기를 난사할 때 김 상병의 K-2 소총을 잡고 문밖으로 밀쳐내고 문을 잠가 피해를 줄였다고 해병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권 이병은 다리에 총알 4발을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사건 당시 생활관에는 전체 부대원 30여 명 가운데 10여 명이 있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김 상병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계병 주간 교대시간을 틈타 상황실 총기 보관소에서 소총과 탄약 75발, 수류탄 1발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총기 난사 뒤 생활관 인근 창고로 가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 상병은 파편상을 입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해병대 측은 “김 상병이 치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렸다”고 말했다. 우수 자원들이 자원 입대하는 해병대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것은 80년대 이후 처음이다. ‘귀신 잡는 해병’ 신화를 갖고 있는 해병대는 우리 군의 최정예 부대로 꼽히고 있다.

◆사망자=하사 이승훈(26), 상병 이승렬(21), 상병 박치현(21), 일병 권승혁(21)
◆부상자=이병 권혁(20·국군수도병원), 상병 김모(19·가해자)

김수정·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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