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후는 내가 보장” … 독신자, 보험 가입률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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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미혼인 회사원 김모(35)씨는 한 달에 26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낸다. 종신보험과 암보험·의료실비보험을 합쳐 그 정도다. 이 중 가장 큰 건 7년 전 입사하면서 가입한 주계약 1억원짜리 종신보험(월 17만원)이다. 그는 “당시 종신보험이 큰 인기를 끌다 보니 주변 권유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신자가 상대적으로 보험에 많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이 올 상반기 실시한 보험가입자 7296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신자(미혼·이혼·사별)는 평균 2.7개 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기혼 남성(2.02건)이나 기혼 여성(1.98건)보다 많다. 보험료도 더 많이 냈다. 독신자가 생명보험 상품에 내는 월 보험료는 평균 26만2664원이다. 본인 사망 시 보험으로 보장받는 금액도 4814만원에 달한다. 기혼 남성이 월 보험료 21만8404원으로 3312만원의 사망보장을 받는 것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독신자는 연금보험(31.3%)과 저축성보험(18.9%) 가입률이 전체 응답자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최근 1~2년 새 연금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응답 비율도 30세 이하 독신 그룹(69.9%)에서 가장 높았다. ING생명 이재원 부사장은 “사회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젊은 세대가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일찌감치 거치면서 재테크의 중요성을 깨달은 세대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보험사가 독신, 특히 20~30대 젊은 미혼 직장인에게 추천하는 1순위 보험상품은 연금저축보험이다. 연 보험료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소득 1200만~4600만원인 직장인이라면 최대 66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대한생명 상품개발팀 문상미 과장은 “연금저축을 소득공제 한도까지 가입하고 아플 때를 대비해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하는 게 기본”이라며 “추가 여유가 있다면 변액연금보험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 것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신자가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은 종신·정기보험(61.2%)으로 나타났다. 이 가입률이 기혼 남성(48.2%)보다 높다는 건 다소 의외다. 본인 사망 시 가족에게 보험금을 남겨주는 게 주목적인 종신·정기보험은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 들 만한 보험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아직 미혼이라면 종신보험은 최소한으로 가입하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ING생명 송정목 재무설계사(FC)는 “건강할 때 종신보험을 들어두는 건 좋지만 보험료가 비싼 주계약 보험금을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다”며 “30대 초반 미혼이라면 주계약 4000만원에 수술·입원 특약을 넣어 한 달 보험료를 10만원 내외로 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보장금액이 적은 걸로 가입했다가 나중에 추가 가입하거나, 배우자·자녀 보장 특약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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