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해킹천재 `쿨리오'는 고교중퇴생

중앙일보

입력

미국 수사당국이 최근 일련의 유명 웹사이트 공격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는 해커는 올해 17세의 고교 중퇴생인 것으로 확인돼 미국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데니스 모런으로 밝혀진 이 소년은 로스앤젤레스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학교 다니기가 따분해서 지난해 고교를 중퇴했으며 `쿨리오''라는 이름으로 미국내 굴지의 컴퓨터보안업체 등 웹 사이트 100개를 해킹했다고 시인했다. 그간 컴퓨터 사이버 공간에서 `쿨리오''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인물은 여러 명이었다.

모런은 3일 오전 뉴햄프셔주 올프보로에 있는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지난달 야후와 아마존 등 유명 전자상거래업체의 웹 사이트들을 집중 공격한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친구들이 내가 야후 등 해킹사건을 주도한 것처럼 인터넷 채팅룸에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고 나는 장난삼아 이를 시인했는데 이를 본 스탠퍼드대학의 보안전문가가 연방수사국(FBI)에 연락한 것 같다"면서 "내가 장난한 것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FBI가 2주전 두번이나 찾아와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그들은 내가 무고하다는 점을 깨닫는 눈치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모런은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의해 지난달 해킹사건의 용의자로 확인됐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조에 부스카이노 국장은 2일 "마약 반대운동 사이트인 데어닷컴(Dare.com)을 공격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런에게 혐의점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해킹 단속반은 지난 1일 뉴햄프셔주 올프보로에있는 모런의 집을 수사했다.

당시 모런은 세살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했으며 하루평균 16시간동안 인터넷을 찾아 돌아다녔고 지금까지 100개의 웹 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마약반대운동 사이트를 비롯, 무기 전용이 가능한 수출용 화학물질에 관한 규정을 관장하는 미 상무부 사이트, 유명한 인터넷 보안업체인 RSA가 운영하는 Rsa.com등 3개 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시인했다.

몇년전 부인과 이혼한 뒤 아들 모런,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는 "내 아들이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해킹하지는 않았다"면서 "지난달 유명 웹사이트 공격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아들의 말이 진실인 것으로 확신한다"고 옹호했다.

그는 또 "내 아들은 지금까지 완벽하게 살아왔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모런은 고교를 중퇴했지만 동기생들에 앞서 고교졸업장에 버금가는 자격증을 이미 취득, 비상한 머리를 과시했다.

미 연방 검사들은 3일 뉴햄프셔에서 회동, 모런에 대한 기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프보로<미 뉴햄프셔> AP=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