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서 벤츠 ‘광란의 질주’…운전자는 저축은행장 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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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달 초 서울 청담동 일대에서 ‘광란의 질주’를 벌인 20대 운전자가 저축은행장의 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운전자는 차량 8대를 들이받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김모(28·서울 관악구청 소속 공익근무요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3시쯤 청담동 청담사거리에서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그랜저를 들이받은 뒤 성수대교 성수교차로까지 차를 몰다 승용차와 택시 등 차량 7대를 추가로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A저축은행장의 아들로 확인됐다. 김씨는 사고 당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고 학동역 방향으로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는 길가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앞서 가던 택시를 추돌했다.

또 사거리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택시와 정면충돌했다. 경찰 관계자는 “뺑소니를 목격한 택시 두 대가 김씨의 벤츠를 뒤쫓아가 앞과 뒤를 막았고 그제야 광란의 질주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37%(0.1% 이상 면허취소)로 만취 상태였다. 김씨는 현재 건국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김씨가 경찰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했으나 머리를 크게 다쳐 조사를 중단하고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했었다”며 “우리가 직접 병원으로 가서 조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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