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빅리거 연봉협상 최종 분석

중앙일보

입력

아무리 프로선수지만 너무 돈을 밝힌다.”

날로 치솟는 메이저리거 연봉에 협회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선수와 구단간 연봉협상에 실패 결국 협회의 중재를 요청하는 연봉중재(Arbitration)에서 구단측이 승리(?)하는 사례가 최근 수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

최근 메이저리그 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충 정리된 선수연봉 인상폭은 24%로 지난해 69%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이같은 현상은 협회가 연봉중재 심의에서 구단주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늘어난데 힘입은 것이다.

올해 협회에 접수된 중재 요청은 10건. 이중 6건이 구단에게 유리하도록 결정났다. 이로써 선수와 구단과의 싸움에서 구단측의 승리가 4년째 이어졌다.

물론 지난해 11건 심의중 구단이 이긴 것이 9건인데 비하면 올해는 구단측이 힘겹게 판정승한 셈이지만 어쨋든지 승리는 승리, 이로써 구단측은 지난 74년 연봉중재제도가 도입된 이후 242승 185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대표적인 구단측 승리 사례는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인 마리아노 리베라의 싸움이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리베라는 전년 연봉 425만달러에서 올해는 925만달러를 요구했지만 구단측이 이를 들어줄 리 만부당. 결국 양측은 팽팽한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한채 연봉중재까지 갔지만 협회는 양키스에게 “725만달러만 줄 것”을 명령했고 리베라도 할 수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나마 리베라는 행복한 케이스다.

비록 중재에 의해 연봉이 깍인 사례는 하나도 없긴 하지만 제이슨 딕슨(애나하임 에인절스·37만5,000달러), 매트 카치너(시카고 컵스·77만6,000달러), 앨런 비니스와 매트 모리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5만달러), 킨튼 맥클래큰(탬파베이 데블레이스·185만달러) 등은 지난해 부상으로 한 게임도 뛰지 않았으면서도 연봉을 올려달라고 떼(?)를 썼다가 협회로 부터 “지금 보수만도 감지덕지하게 알라”고 동결처분을 받았다.

그래도 선수들은 한푼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연봉중재를 마다 않는다. 사실은 공식 중재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중재를 신청해놓고 막판에 연봉협상을 통해 마지막 한푼까지 받아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꽤 효과를 보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간판선수인 데릭 지터는 7년동안 1억1,850만달러라는 요구가 들어먹지 않자 연봉중재를 신청해놓고 막판에 ‘1년 단기계약에 1,000만달러’라는 괜찮은 딜을 맺었다.

박찬호가 연봉중재까지 들먹이다 결국 1년에 기본연봉 385만달러를 받아낸 것도 이와 비슷한 경우.

올해 연봉중재 신청까지 간 선수는 모두 91명. 이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90만6,091달러에서 올해는 203만1,917달러로 2.2배나 올랐다. 99년에는 62명이 연봉중재를 신청했으며 이들은 평균 2.6배의 연봉인상을 얻어냈다.

즉, 선수들은 연봉중재 심의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일단 중재를 신청해놓고 막판 협상으로 꽤 많은 액수를 올려받는 추세가 뚜렷하다.

즉, 올해 전체 선수의 연봉 인상폭 47%는 최근 5년래(96년 73%, 97년 54%, 98년 50%, 99년 69%) 가장 낮은 것이지만 똘똘한 친구들은 각개전투로 자신의 주머니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는 22명으로 지난 90년이래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보다 2배이상 연봉이 올라간 선수는 ▲2배 57명 ▲3배 27명 ▲5배 11명 ▲6배 8명으로 2배와 3배 인상선수는 전년보다 늘었지만 5∼6배 인상선수는 크게 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개인으로서 가장 연봉이 뛴 선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바비 앱루(외야수)로서 그의 연봉은 40만달러에서 평균 475만달러(3년간 1,425만달러)로 무려 10.88배나 뛰었다.

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앤드류 존스(외야수)의 연봉도 33만달러에서 370만달러로 10.21배 인상돼 다른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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