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회장, 미국서 6시간 전략회의 주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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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휴스턴에서 암치료를 받아온 이건희 삼성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에서 삼성전자 사장단을 소집, 6시간 동안 전략회의를 주재했다고 삼성이 19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98년 준공된 삼성전자 오스틴공장이 가동 2년만에 1억6천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을 자축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은 "빛의 속도로변화하는 디지털시대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차질' 정도가 아니라 망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앞으로 세계1등이 될 수 없으면 문을 닫는다'는 각오로 디지털및 정보통신 제품,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반도체와 같은 핵심부품에서 세계 1등 품목을 늘려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에따라 2005년까지 메모리반도체, 휴대폰, 디지털TV, TFT-LCD, IMT2000 단말기.시스템, 모니터, 프린터 등 7개 사업분야에 32조원을 투자해디지털 산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사장단은 메모리반도체 등 이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4개 분야외에 디지털TV, IMT-2000, 프린터 등 3개 품목을 조속히 세계 1위 제품으로 육성키로 했다.

분야별로는 D램, S램 등 메모리반도체에 20조원을 투자하고 플래시메모리사업을집중 육성키로 했으며 TFT-LCD와 휴대폰에도 각각 5조원과 3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사장, 진대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이기태 정보통신부문 대표, 황창규 메모리부문 대표, 임형규 비메모리부문 대표, 이상완 TFT-LCD부문 대표,이승환 오스틴공장 법인장 등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문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휴스턴 MD앤더슨암센터에서 림프절암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이날 공장라인을 2시간동안 돌아보면서 종업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데 이어 6시간동안 회의를 문제없이 소화해냈다고 삼성은 전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하루에 2시간이상 산보를 하는 등 치료경과가 양호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내달 중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박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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