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머그컵 사용 3만여 명이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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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00년 동안 전 세계 온도가 0.74도 올라갔는데, 한국은 그 두 배인 1.5도 올라갔고, 서울은 2.4도 올라갔어요.”

 “냉장고 관리만 잘해도 서울 기온 낮추고 전기요금 크게 아낄 수 있어요. 냉장·냉동온도 약으로 바꾸고, 벽과 5㎝ 떨어뜨리고, 음식물 적게 넣고, 덜 열고 닫기만 해도 월 2만~3만원 절약돼요.”

 “얼마 전 한 친환경 화장품 업체가 1회용 종이컵 없애기 캠페인에 동참했어요. 직원 2000명이 종이컵 대신 개인 머그컵을 사용하기로 했죠. 몇 달이 지나자 기대 밖 효과가 나타났어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이면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거예요. 또 구내식당에선 남기는 음식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요.”

 환경단체 ‘에코맘코리아’ 하지원(사진) 대표가 들려준 얘기다.

그는 “녹색 소비, 녹색 생활은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가 벌이는 캠페인은 모두 당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올 4월부터 벌이고 있는 ‘머그 클럽’ 캠페인도 그렇다. 1회용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인증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이벤트를 통해 상품을 주는 식의 캠페인이다.

한 대형 커피전문점이 함께 개인 컵 제작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3만여 명이 운동에 동참했다.

 하 대표는 서울시의원 출신이다. 스포츠마케팅 전공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2006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제안받았다. 시의회에서 4년 내내 환경수자원위원회 상임위 활동을 하면서 환경운동가로 나설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정부 활동을 하면서 정책뿐 아니라 시민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특히 엄마들은 환경에 정말 관심이 많은데, 곁에서 도움을 줄 단체가 없었어요.” 지난해 초 환경단체를 공식 발족하며 이름을 ‘에코맘코리아’로 붙인 것도 그래서다. 하 대표는 “환경운동에선 습관과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가족들의 생활을 이끄는 엄마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맘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입소문 마케팅’ 기법을 환경운동에 도입했다. 자원하는 주부들에게 환경교육을 시키고 온라인 매거진에 환경 관련 정보를 올리게끔 하는 ‘에코맘 리포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빅마우스(Big Mouth·입소문의 근원이 되는 영향력 있는 사람)’가 되면 주부들에게 환경 인식이 더 빨리 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 대표는 “아이들 자원봉사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자녀와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생각”이라며 “환경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입소문 마케팅=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이라고도 한다. 꿀벌이 윙윙(buzz)거리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입소문내는 것을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한 것이다. 품질이 우수해 눈에 잘 띄는 상품이 주요 대상이 된다. 오피니언 리더 등 여론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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