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명반 - 푸치니 '토스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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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연 1백주년을 맞는 푸치니의 '토스카' 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로 시작되는 여주인공의 아리아로 유명한 오페라다.

예술가(소프라노.화가) 의 사랑을 방해하는 정치인(비밀경찰국장) 의 공작이 빚어낸 삼각 관계를 다룬 이 작품에서 푸치니는 1800년 로마라는 시대적 배경이 갖는 정치적 의미보다 인간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의 낭만주의 오페라가 여주인공이 비운의 죽음을 맞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토스카는 쫓기는 몸이 되자 성벽에서 몸을 던져 투신 자살한다. 하지만 그 전에 자기를 괴롭히던 스카르피아를 칼로 찔러 죽인다.

1953년 8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녹음된 이 음반은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토스카) , 테너 주제페 디 스테파노(카바라도시) , 바리톤 티토 곱비(스카르피아) , 빅토르 데 사바타 지휘의 스칼라 오케스트라.합창단의 연주. '명프로듀서 월터 레게가 녹음을 이끌었다.

토스카니니 이후 최고의 거장으로 불린 데 사바타가 공식적으로 남긴 유일한 오페라 전곡녹음인데다 칼라스.디 스테파노.곱비 등 전성기를 맞은 세기의 명가수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토스카' 최고의 음반을 만들어냈다.

'토스카' 는 물론이고 음반사를 통틀어 몇 안되는 명반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영국 '그라모폰' 지가 뽑은 20세기 명반 중 4위에 올랐다.

'토스카' 는 칼라스의 출세작. 칼라스는 7년간의 공백기를 끝낸 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컴백 무대에서도 '토스카' 를 불러 16회나 커튼콜을 받았다.

칼라스는 64년 '토스카' 레코딩에 재도전하지만 이 음반에 담긴 전성기의 목소리에 비길 수는 없다. 데 사바타의 생기 넘치는 지휘는 음악 속에 흐르는 드라마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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