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금융시장 진단] 금리도 내림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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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금융기관간 주고받는 콜금리를 4.75%에서 5%로 올렸다. 콜금리 인상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철환(全哲煥)한은 총재는 인상결정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콜금리 인상은 비정상적인 장.단기 금리 차이를 줄여 통화정책에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 미리 손을 쓴 것은 아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단기 금리 차이는 3%포인트 내외가 적정하다고 본다" 고 덧붙였다.

일단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대우채 환매로 인한 대란이 불발로 그치며 금융시장이 안정궤도에 접어든 데다 최근 장기금리도 하락추세를 보이는 등 시장여건이 좋기 때문에 장기금리도 별다른 동요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호병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융불안 해소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단기금리 인상으로 인한 장기금리 상승요인은 무난히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게다가 시장에는 이미 금리가 조만간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여서 이번 발표에 따른 장기금리 추가 상승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 ' 이에 따라 현재 5%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는 장.단기금리 차이도 서서히 좁혀질 전망이다.

대우증권 채권팀의 마득락 차장은 "대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회사채 발행 등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라 채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며 "일시적인 단기금리 하락도 가능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투신사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경우에는 채권 물량이 쏟아져 장기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또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 단기금리의 추가 상승 요인이 생길 때는 장기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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