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안하다, 부산 갈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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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3일 부산 사직구장 관중석은 또 꽉 찼다. 지난 4월 5일 현대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만원사례였다. 특히 공휴일이 아니라 평일에 표가 매진된 것은 1995년 이후 10년 만이다. 4년간 이어진 성적 부진으로 야구장을 등졌던 부산 야구팬들은 올 시즌 롯데의 부활과 더불어 돌아왔다.


10년 만의 평일 만원 관중. 13일 롯데-두산전이 벌어진 부산 사직구장은 올 시즌 8개 구단 최초로 평일 매진을 기록했다. 사직구장 평일 매진은 10년 만이다. [부산=연합]

3위 롯데의 상대는 2위 두산. 홈 팬들은 롯데를 열렬히 응원했으나 승자는 두산이었다. 1위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을 마치고 부산으로 옮겨 롯데와 맞붙은 두산은 에이스 박명환의 호투와 12안타를 적시에 퍼부은 타선의 지원을 한데 묶어 9-1로 대승했다. 두산과 롯데의 승차는 3게임으로 벌어졌다.

두산 방망이는 1회 초부터 불이 붙었다. 황윤성의 중전안타와 최경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4번 김동주가 좌익수 앞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승부는 2회 초에 일찌감치 갈라졌다. 1사 2, 3루에서 찬스에 강한 1번 장원진이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뿜어내 3-0으로 도망간 두산은 2번 황윤성이 롯데 선발 박지철의 몸 쪽 직구를 끌어당겨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박명환은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무패(5승)의 성적을 이어갔다. 롯데 타선은 4번 이대호가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7안타를 터뜨렸으나 집중력이 없었고,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이 겹쳤다.

삼성은 수원 원정경기에서 현대를 5-3으로 물리쳐 단독 선두를 지켰다. 1회 말 2점 홈런을 터뜨린 현대 이숭용은 시즌 10호로 홈런 더비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4회 말 도중 갑자기 조명등이 모두 꺼져 22분간이나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 5연패의 부진에 빠졌던 한화는 대전 홈 경기에서 이범호가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모처럼 활발한 공격을 펼쳐 SK를 6-1로 꺾어 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잠실 홈 경기에서 기아를 9-2로 물리쳐 5연승을 달리면서 단독 4위를 굳게 지켰다. 기아 이강철은 4회 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통산 네 번째 600경기 출장기록을 세웠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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