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플로리다, 풋볼 새 메카 부상

중앙일보

입력

플로리다주가 미국 풋볼의 요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본래 미국인들은 ‘풋볼’하면 ‘텍사스’를 떠올릴만큼 텍사스주는 풋볼열기를 선도해왔다.

이를 반영하듯 텍사스주의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역시 고교·대학·프로풋볼이었다.텍사스 풋볼팀의 대명사이자 지금도 NFL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고 있는 댈러스 카우보이스는 90년대 3번의 수퍼보울 챔피언십을 거머쥐며 전성기를 누렸고 이 팀의 경기가 있는 날 텍사스주의 시가지들은 ‘고스트 타운’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들의 모습이나 지나가는 차량의 행렬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판도가 바뀌었다.

최근들어 플로리다주에 연고지를 둔 전통의 명가 마이애미 돌핀스 외에도 잭슨빌 재구어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등의 프로팀들과 플로리다 스테이트, 플로리다 그리고 마이애미 등 대학풋볼팀들이 무서운 기세로 프로와 대학무대를 호령하고 있어 미국 풋볼의 주역이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80년대부터 대학풋볼 정상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진 플로리다 대학팀들은 지난 17년동안 무려 7번이나 대학풋볼 왕중왕에 등극하며 ‘플로리다 천하’를 이룩했다.

마이애미대학이 83·87·89·91시즌에 무려 4번이나 대학풋볼을 평정한데 이어 플로리다 스테이트는 13시즌동안 톱4위자리에 진입한 것을 포함해 93시즌과 지난 시즌 내셔널 챔피언에 올라 ‘플로리다 파워’의 맥을 이었다. 또 플로리다대학도 96년 챔피언을 차지하며 최근 5년새 5번이나 톱5위 안에 랭크돼 “대학풋볼 챔피언 링을 원한다면 플로리다주 대학으로 가라”는 말까지 고교 풋볼선수들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다.

특히 이들 3개 대학은 지난시즌 NFL에 무려 104명의 루키들을 공급하며 고교풋볼과 프로풋
볼의 가교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중 플로리다 스테이트가 39명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선수들을 NFL에 진출시켰으며 마이애미와 플로리다는 각각 33명과 32명 배출로 6위와 7위를 차지해 플로리다주가 프로풋볼 스타의 산실임을 입증했다.

프로풋볼의 판도도 종전의 강팀들이 맥도 못추
는 새 신생팀들과 만년 약체팀들이 그들과 자리바꿈을 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올시즌에서는 플로리다에 연고지를 둔 모든 프로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비록 잭슨빌 재구어스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지난 23일 각기 테네시 타이탄스와 세인트루이스 램스에게 패해 수퍼보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일단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사실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는 한때 프로스포츠의 메카로 불리우던 남가주가 이제는 단 하나의 풋볼팀도 없이 몰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풋볼의 열기와 함께 플로리다주가 새로운 풋볼의 메카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의 역할을 담당한 고교풋볼팀들의 육성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은 상당기간 전국 풋볼필드를 강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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