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매물 '봇물'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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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상가 건물이 즐비한 올림픽가 전경. 상업용 부동산 회복 기미가 보이면서 중소형 상가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중앙포토]

LA한인타운 및 인근 지역에서 상가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 매물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점차 정상을 회복하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 공식.비공식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상가 및 오피스 건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욱이 투자자들의 매입 문의도 늘고 있어 소형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도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버몬트 길 인근 한 오피스 건물이 올해 초 1300만달러 정도에 매물로 나와 최근 한 투자자가 건물 매입을 위한 오퍼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6가길의 유명 쇼핑몰도 다시 시장에 나와 한 투자그룹이 매입을 위한 협상 중이다.

버먼트 길의 한 상가 건물도 지난해 시장에 나와 최근 몇몇 바이어들이 오퍼를 넣었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올림픽 길의 중형 상가건물도 최근 시장에 나와 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윌셔길의 유명 상가도 시장에 나와 있으며 3가길 소재 중형 쇼핑몰도 매물에 리스팅돼 있다. 윌셔와 뉴햄프셔 코너 대형 오피스 건물도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최근 나오는 매물들은 정상 매물이 대부분인 것이 특징. 상업용 부동산 차압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한인타운 및 인근에는 차압 부동산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탑 프로퍼티스의 마이클 장 대표는 "한인타운 및 인근은 건물주들이 오래 전 구입한 경우가 많아 차압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노트도 대부분 처리가 돼 지금은 노트를 구입하려고 해도 할인폭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노트 및 차압 매물은 대부분 처리가 돼 재고물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왜 눈에 띄게 늘었나… 가격 바닥쳤다는 인식 확산

거래 얼마나 성사되나…주로 소형 중심 매매 이뤄져

투자자들도 차압 또는 숏세일 매물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이 요즘은 정상 매물이라도 괜찮으면 구입하겠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상가 건물을 찾고 있는 투자자는 "한인타운 인근에서 차압 매물은 거의 찾기 힘들다"며 "정상 매물이라도 가격만 괜찮으면 구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증가하고 투자자들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는 것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상업용 부동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셀러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믿고 기다리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을 때 팔려는 경우가 많다.

마땅히 투자할 대안이 없는 것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주식이나 상품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데다 채권이나 CD 투자는 금리가 너무 낮다.

하지만 여전히 셀러와 바이어 간에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실제 거래 성사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셀러들은 대부분 5~6% 정도의 캡레이트를 기준으로 팔려고 하는 반면 바이어들은 7~8%의 캡을 기준으로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격으로는 20% 이상 가격차가 나는 경우가 많아 간격을 좁히기 어렵다.

리&어소시에이츠의 준 최 에이전트는 "지난 2~3년간 바이어들은 차압 매물에 눈높이가 맞춰지다보니 정말 좋은 매물만 찾는다"며 "셀러들도 지금까지 기회를 보다 조금씩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과거 경기 좋을 때를 여전히 생각하고 있어 가격 맞추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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