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인터넷에서 싸게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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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인터넷을 통해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자동차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면 최고 수십만원까지 가격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법률.대출.보험.정비 등과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 자동차회사 운영 사이트〓현대.기아.대우 등 국내 3사는 각각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이버 판매 코너를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기존 영업소로부터의 반발을 의식해 가격 차별화를 하지 못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견적을 뽑아주고 영업소를 소개해주면서 구입시 사은품을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는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신청하면 인터넷 서비스 '신비로' 의 1년 무료 이용권을 주고 있다. 기아는 다음달부터 인터넷 판매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

인터넷을 통해 구매 신청할 경우 차 값의 1%를 포인트로 적립, 정비하거나 다음에 차를 살 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대우는 오는 3~4월께 전자결제가 가능한 사이버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 자동차 전문 인터넷 쇼핑 사이트〓자동차 3사가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 외에 신차는 물론 중고차.부품 등을 판매하는 자동차 전문 인터넷 쇼핑 사이트도 최근 크게 늘었다. 이들 사이트는 신차 구입시 수십만원씩 가격할인 혜택을 주는가 하면 각종 옵션을 무료로 장착해줘 인기를 끌고 있다.

선발주자인 '딜웨이' 는 차 구입때 10만원 상당의 사은품 제공과 함께 차종에 따라 10만~30만원씩 값을 할인해주고 있다. 중고차 보상판매도 실시하며 내달 18일까지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10만원짜리 오토미션 보증보험을 무료로 들어준다.

'리베로' 는 차종에 따라 15만~60만원 정도 값을 깎아주며 회원으로 가입(회비 무료)하면 사이버 머니를 적립시켜 준다.

이 사이버 머니는 인터넷 차계부를 쓸 때마다 매주 1천원씩 적립되며 모아진 돈은 사이트 내에서 용품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이밖에도 '카123' 은 가격할인 혜택과 함께 자회사인 오토플라자를 통해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피아코리아' 는 중고차 구입시에도 집앞까지 배달해준다.

딜웨이 관계자는 "주요 7~8개 인터넷 사이트가 요즘 한달 평균 1천여대의 신차를 팔고 있다" 고 말했다.

◇ 실태 및 문제점〓인터넷 사이트에서 차를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기존 영업소가 판매 마진의 일부를 포기하며 신차를 인터넷 업체에 넘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영업소는 실적을 높일 수 있고 인터넷 업체측은 신차를 값싸게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거래가 급증하자 자동차 업체들은 유통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최근 한 영업소는 본사로부터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인터넷 업체들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자동차라는 상품 자체가 전자상거래로는 적합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차는 직접 보고 사려고 한다는 것. 그러나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우리나라는 영업소가 가까워 차는 직접 가서 보고 구입은 비용이 저렴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 외국 사례〓미국에선 19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판매가 시작돼 현재 신차 시장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업계는 오는 2003년 인터넷 판매 시장 규모가 전체의 25%인 1천3백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최근 각각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동차 온라인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은 올해 인터넷 판매를 지난해보다 10~15배 늘어난 1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업체들은 내년에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신차 판매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은 이미 97년부터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으며, 토요타는 올초 북미 시장에서의 인터넷 판매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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