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정부의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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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o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화를 지키는 가운데, 평화를 만드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는 정책임.

- 현재 진행중인 대북교류사업을 지속하면서 남북간에 상호존중이 지켜지고, 신뢰가 싹틀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함.

- 당면과제가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남북의 실질 협력을 증진하며, 군사적 신뢰구축을 실현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를 증진하는 한편,

- 남과 북을 포함하는 한반도의 번영을 실현시켜 나갈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 이웃 국가들의 공동번영도 함께 추구

2. 민간교류 현황 및 평가

□ ‘04년 사회문화 교류

(1) 남북 상호방문 행사 활발

o 1월 고 문익환 목사 10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인원 7명이 남한을 방문

o 대학생, 노동자, 농민, 학자 등 다양한 계층이 북한지역을 방문하여 남북공동행사를 개최

- 2월에는 평양에서 남북한의 역사학자들이 모여 ‘일제약탈문화재 반환 공동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남북역사학자협의회’를 구성하는 성과 거양

- 3월에는 대학생 약 700명이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 통일 새내기 배움터’ 행사를 개최

- 양대노총 회원 300여명이 5.1절을 기념하여 평양을 방문

- 6월에는 금강산에서 우리 농민 650여명과 북측 농민들이 만나 남북농민통일대회를 개최

- 7월에는 남북의 교육자가 금강산에 모여, 교육문제에 대한 학술토론행사를 개최

(2) 역사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등 인식 확대

o 평양에서 개최된 ‘일제 약탈 문화재 반환 공동학술 토론회’(04.2)에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민족사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더불어 남북이 합의하여 ‘남북역사학자협의회’를 구성

o 5월에는 ‘일본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협의회’의 서울행사 참가를 위해 북한위원회 대표단 9명이 서울을 방문

- 위안부 문제 및 강제연행피해자 문제 등에 대해 남북이 한목소리를 내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임.

o 북한 고구려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한 사진 전시회 및 학술토론회가 9월 금강산에서 개최되어, 향후 고구려 유적 보존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

(3) 종교 교류 활발

o 조계종이 남북 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어 대웅전 낙성식이 11월 남북 공동으로 개최( 남측의 조계종 관계자와 불교신자, 그리고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이 참석)
o 천태종이 추진하는 개성 영통사 복원 사업도 빠른 시일내에 추진되어 천태종에서 기와 40만장과 단청용 페인트 20톤 등을 지원하는 가운데 복원이 거의 완료 ( 낙성식과 국제학술회의가 개최할 예정)

(4) 전시, 프로그램 제작 등 문화 아이템 교류

o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03년에 이어 ‘04년에도 서울에서 ‘남북공동기획, 살아오는 고구려’전을 통해 북한에서 제작한 고구려 유물 모사품을 전시

o KBS, MBC 두 방송사는 평양을 직접 방문, 북한의 고구려 유물을 소재로 한 방송물을 제작․ 방영

o ‘98, ’01년에 이어 남북공동사진전이 남북한 교차전시 방식으로 개최되었는 바, 남과 북의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꽃사진 작품들이 6월과 10월 각각 평양과 서울에서 전시.

□ 평가

o 04년 7월 이후 남북관계는 소강국면이지만 민간교류가 이어짐으로써 남북관계의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남북대화의 중단이 남북관계의 완전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완충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o 사회문화분야 민간교류 관련 방북자 통계를 살펴보면, 금년 민간교류는 작년 동일시기 수준과 비교할 때 소강국면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음.

- 금년 90건 818명, 작년 65건 1,179명

o 그러나 방북이 금강산/개성 등 통제된 지역에 치중(70%)되고 주로 대북지원과 연계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임.

- 이는 남쪽으로부터의 지원은 받아야 하고 일반주민과의 접촉은 통제를 해야하는 북측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음.

o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교류는 북한의 선택에 의해 그 성사여부가 결정되는 형국임.

- 우리 정책이 ‘접촉을 통한 변화’ 전략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이를 북한체제에 대한 궁극적인 도전이라고 인식하는 측면도 있을 것임.

3. 향후 정책방향

o 남북교류의 목표를 ‘민족동질성 회복’으로 제시하는 것은 일면 타당하나, 남북간 경제 격차와 사회문화적 차이를 안이하게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봄.

- 현재같이 이질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무턱대고 동질성 내지 ‘같아야 함’을 당위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북측 주민에게는 열등감을, 남측 주민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어 단기적으로 남북교류를 위축시키고

- 궁극적으로 남북간 1등, 2등 국민의식을 조장하여 향후 사회통합도 매우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봄.

o 동질성 회복의 전제는 이질화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며

- 이질화 현실에도 불구하고, 공존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의의가 보다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봄.

o 따라서 ‘접촉을 통한 변화’의 내용도 남측의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을 북한에 일방적으로 유입시킨다는 것이 아니라

- 남북 모두 접촉의 결과로 ‘서로 다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존하려는 의지’를 상호간에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봄.

- 즉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 문화를 남북이 같이 형성해 나가야 하며, 우선 남쪽이 선도하여 우리내부에 공존의 문화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봄.

o 이러한 입장에서 통일부는 금년 6.15 공동선언 5주년과 광복 60주년 기해 개최되는 남북 공동행사가

- 국민의 폭넓은 참여속에 거행되면서 ‘동질성 회복’ 보다 ‘공존 의지’가 강조되도록 유도하면서 지원해 나가겠음.

고경빈(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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