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이중코팅기술로 장까지 살아서 가는 제품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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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내의 약국에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유산균 제품이 있다. 악타비스사의 락토케어 제품군이다. 현재 덴마크 약국 유산균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이 제품의 인기비결은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서 간다는 이중코팅기술. 이는 한국기업 쎌바이오텍이 개발해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

신수연 기자

쎌바이오텍 연구소에서 유산균 동결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쎌바이오텍 제공]

쎌바이오텍(대표 정명준)은 장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이다.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산균 종주국 덴마크에서는 유명 기업이다. 2006년 덴마크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원 삼성전자와 쎌바이오텍 두 곳의 한국기업만 찾았을 정도다.

19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지난해 수출 1000만 달러 탑을 달성했다.

쎌바이오텍 정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 이유로 시장규모를 꼽았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통상 1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의미한다. 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정장성 유산균이기도 하다. 유해균은 억제하고 유익균은 증식시키며 배변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항생제 대체 물질로도 주목 받고 있으며 아토피, 골다공증, 한방발효까지 활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약 2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전체 건강기능식품산업 시장 규모가 1조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매우 적은 비중이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부족한 편이다. 반면 해외는 22조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2006년 덴마크에 쎌바이오텍유럽을 설립했다. 쎌바이오텍의 기술력으로 만든 고유 브랜드 ‘듀오락’을 통해서다. 덴마크에서 유산균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20년 넘게 덴마크를 오가며 일을 해온 정 대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덴마크에 대해 잘 알다보니 스웨덴·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시장에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쎌바이오텍의 해외진출이 좋은 성과를 거둔 밑바탕에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있다. 유산균은 열과 산에 약해 그냥 섭취하면 위산이나 담즙산에 살아남기 어렵다. 이 회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4세대 코팅기술인 ‘이중코팅’을 개발했다. 현재 전세계 유산균 시장은 대부분 비코팅 유산균인 1세대 코팅기술이 차지한다. 4세대 코팅 기술은 50억에서 100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단백질과 다당류로 감싼다. 두 번 코팅된 유산균은 안전하게 장까지 도달하며 장에서는 잘 풀어진다.

듀오락은 특허를 받은 이중코팅 기술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각 제품은 5종 이상의 프로바이오틱스가 있다. 이외에도 다른 유산균이 다량 들어 있어 제품별로 50억 마리가 넘는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정대표는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산균 제품은 코팅한 유산균을 사용할 수 없다”며 “듀오락의 코팅 유산균은 장에 도달하는 확률이 높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45.38%에 이를 정도다. 우유 알레르기나 단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1. 듀오락 추어블 7.1. 2. 듀오락 얌얌.

덴마크 수출 제품의 원조는 ‘듀오락 츄어블 7.1’이다. 하루 2회 간편하게 씹어먹는 정제형 제품으로 직장인, 수험생 등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유산균 4종, 비피더스균 2종을 함유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합성감미료는 빼고 자일리톨을 넣었다. 덴마크에서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맛과 향, 형태를 적용해 시장판매 1위를 기록했다.

쎌바이오텍은 장 건강기능식품 생산을 비롯해 앞으로 다양한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락토패드 유산균을 이용해 여드름 치료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대장암 치료제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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