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대우관련 자금흐름 숨통 트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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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내내 우리 경제를 옥죄었던 대우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지난주말에는 이와 관련된 악재와 호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2월 8일 대우채 95% 환매를 눈앞에 두고 금융시장에 대한 걱정이 많은 터에 대우에 거액이 물린 나라종금이 22일부터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나라종금의 좌초로 외환위기 이후 영업력이 취약해진 종금업계가 더욱 타격을 받게 생겼다.

그나마 다행은 대우 해외채권단과의 채무협상이 같은 날 타결됐다는 점이다. 이로써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대우를 비롯한 대우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이다. 대우자동차 매각 작업도 빨라질 전망이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해외채권단과 합의한 평균 39~40%의 채권매입률은 국내에서도 각 기관들이 대우채 처리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대우 관련 자금의 흐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연초부터 원화가치 상승과 국제유가 오름세 때문에 걱정이 많다. 97년 11월 이후 2년 넘게 이어져온 월간 무역흑자 행진이 이달에 멈추고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를 벗어났다지만 아직 무역적자를 용인할 단계는 아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의 전제로 잡은 연평균 환율 1천1백20원이 연초부터 위협받고 있다. 원고(高) 상황에서 벌써부터 중소 수출업체는 신음하고 있다. 정부의 환율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환율이 경상수지 동향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더 좌우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래도 1월 마지막주는 벤처기업과 인터넷 비즈니스.중소기업 등 기업인들에게 활력을 안겨주는 기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선 24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선 처음으로 벤처대회가 열리며, 이곳을 서울벤처밸리로 명명하고 벤처 육성대책이 추가로 나온다.

26일에는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서로 다른 업종의 11개 선두기업들이 고객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인터넷 판매사업을 하기 위해 모인다. 28일 열리는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요건 등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것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50% 현금배당 결정은 25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포항제철을 비롯해 지난해 이익을 많이 낸 다른 상장사에 배당률을 높이도록 하는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설이 열흘 남짓 남았다.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새 천년 맞이 세일에 이어 곧바로 설맞이 판촉 행사에 들어간다. 고향을 찾는 것도, 선물을 사는 것도 다 돈인데 12월 결산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두둑한 설 보너스 봉투를 내놓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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