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침체직전 60년대말과 비슷"-WSJ

중앙일보

입력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증시의 현 상황이 증시 조정기로 이어졌던 1960년대말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와 월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 역사학자들은 ▶소수의 첨단 기술주로만 증시자금이 몰리고 있으며 ▶각종 기업공개(IPO).합병이 붐을 이루는데다 ▶신기술로 인한 호황이 영원할 것으로 여기는 현 상황이 당시와 굉장히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는 이후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조정기를 맞아 10년동안 다우 지수가 평균 4.8%밖에 오르지 않았다.

금융 사학자들은 우선 현재 인터넷이 증시 호황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당시 컬러TV.상업용제트기 등의 혁신적인 '뉴 패러다임' 이 등장,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모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 기업 명칭에 인터넷 도메인 이름을 딴 '닷컴' (.com)이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에도 전자혁명의 열풍을 타고 '-오닉스' (onics), '-트론' (tron)이란 접미사를 붙인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런 이름을 붙인 기업들이 상장만 하면 투자자들은 이들이 무엇을 생산하며 재무 구조가 어떤지 확인하지도 않고 무조건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주가가 기업의 실제가치보다 높게 형성되고 이를 이용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봇물을 이룬 점도 현재와 비슷한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고조 ▶경기 악화 ▶오일쇼크 ▶정부의 규제 등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으나 지금은 ▶저 인플레 ▶경기 호황 지속 등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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