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대 소년 재미로 전화사 해킹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최근 한 전화회사의 인터넷 서버에 침입, 자료를 훔쳐가는 바람에 수만명의 가입자들이 부리나케 암호(비밀번호) 를 변경하는 소동이 있었다.

15일 캘리포니아주 수사당국에 따르면 LA 북서부 샌퍼낸도 밸리에 거주하는 고교생(16세) 이 지난해 12월초 구형 컴퓨터로 로컬전화사인 퍼시픽 벨(팩벨) 의 인터넷서버에 들어가 다량의 패스워드를 훔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팩벨 가입자 6만3천명이 암호를 바꿔야 했으며 나머지 가입자 27만명도 가능하면 암호를 변경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

팩벨은 지난주 수사관들로부터 이 소년의 침대 아래서 팩벨 인터넷 가입자 20만명의 어카운트(사용자권리계좌) 코드들이 수록된 디스크 한개가 발견됐다는 통보를받았다.

이 소년은 훔친 어카운트 가운데 6만3천개를 해독, 남의 이름으로 언제든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수사당국은 10대 해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그가 백악관에 사이버공격을가하는 등 주요 공공기관 및 기업의 컴퓨터에 수없이 침입한 바 있는 `글로벌 헬''(Global Hell) 이라는 해킹그룹의 단원이라고 밝혔다.

수사결과 이 해커는 지난해 12월14일 검거되기 전까지 하버드대학의 마스터 컴퓨터시스템 등 26개 사이트에 침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년은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인근 엘도라도 카운티의 한 인터넷서비스업체(ISP) 컴퓨터에 침입한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다니다 체포됐다.

이 소년은 경찰 신문에서 몇몇 사이트를 해킹한 것은 사실이나 "재미삼아 해본것이었다"고 진술했다.

당국은 부모의 감시를 받고 있는 이 소년을 다음달 불법 컴퓨터접속과 중절도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팩벨은 고객들이 어카운트를 보호하기 위해 90일마다 암호를 바꿔줄 것을 당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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