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의 귀환과 아사다의 추락, 중국-일본 반응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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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29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큰 실수를 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 했지만 첫 점프에서 착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 것이다. 1.5점이 깎였다. 처음부터 실수를 해서 큰 위기에 봉착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역시 여제였다.

김연아는 침착하게 다음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뛰더니 곧장 더블 토루프를 연결해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바꿨다. 준비했던 연속 3회전 점프대신이었다. 5.3점의 기본점을 6.7점으로 끌어올렸고, 익숙하지 않은 점프임에도 0.9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이어 플라잉 싯스핀, 더블 악셀, 레이백 스핀,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 등 나머지 연기는 모두 최고 등급에 높은 가산점을 챙겼다.

김연아의 임기응변으로 2위 안도 미키(일본·65.58점)를 0.33점의 근소한 차이로 뒤집을 수 있었다.

◇"처음 본 실수에 깜짝 놀랐다"=김연아의 코치 피터 오피가드(52·미국) 는 김연아의 점프 실수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그는 "김연아가 그런 실수를 하는 걸 처음봤다"며 "연습에서도 없던 실수여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1년 이상 경기를 하지 않아 약간 긴장해서 속도를 못내는 바람에 실수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연아는 "완벽하게 못해서 실망스럽지만 1위를 해서 기쁘다"며 "마지막에 경기한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진 콤비네이션 점프에 대해 피터 코치는 "아주 영리한 행동이었다"며 싱글벙글했다. 그는 "김연아는 돌방상황에 익숙하고 뭘 해야 할 지 아는 선수"라며 "내일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슬럼프를 극복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이룰 것을 이뤘는데 왜 또 경기에 나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떨쳐내기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과 새로운 캐릭터를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사다 마오의 추락=일본의 기대를 모았던 아사다 마오(21)는 7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다.

스포츠호치 등은 경기 직후 인터넷판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회전수가 부족한 탓에 58.66점으로 부진했다"며 "7위로 밀리면서 출발이 늦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스포츠호치는 "30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트리플악셀은 뛸 것이며 안정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아사다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김연아에 대해서는 "약 1년 만에 국제대회에 출전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연속 3회전 점프를 뛰지 못했지만 65.91점으로 1위에 올랐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2위에 오른 안도 미키(24)에 대해서는 "4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안도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치러 65.58점을 얻었다"며 희망섞인 보도를 했다.

◇일본 네티즌 악플=2ch 등 일본 사이트에는 김연아에 대한 악플이 쏟아졌다. 첫 점프를 실패하자 "좋아 트리플,트리플 실패!"라고 좋아하다 1위에 오르자 "부정심판이 애인" "어째서 점프를 실패했는데 65.91이 뭐야?" "사기채점이다" "김연아 또다시 의혹의 1위" "저런 연기로 1위를 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지?"등의 악플이 많았다.

반면 "너무 귀엽다" "치아가 너무 깨끗하다" "김연아는 미인이고, 머리도 좋다" "김연아는 역시 격이 다르다" "표현력이 정말 굉장해" 등의 표현으로 김연아를 응원하는 일본 네티즌도 제법 눈에 띄었다.

중국 네티즌의 반응도 엇갈렸다. "오오 여왕이 나오셨군" "여왕, 혹시 발레배웠나? 왜이리 성숙해보이지?" "여왕은 과연 무적이네"라며 반기는 네티즌이 있는가하면 1위를 하자 "이건 분명 마오가 하는 틈을 타 심판과 밀거래가 이뤄졌을거야" "심판 잘 좀해라. 김연아니까 더주는거야?"라는 악플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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