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합병바람 국내에서도 분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최대의 온라인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사와 세계최대의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사가 지난 10일 전격 합병을 선언, 전세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와같은 네트워크와 컨텐츠의 융합추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체인 드림라인㈜(대표 김철권)과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터넷 사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식을 맺고, 인터넷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양사간의 제휴는 드림라인의 초고속 인터넷 전용회선과 한컴의 하늘사랑을 비롯한 600만명의 가입자와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하여 인터넷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

양사가 비록 합병이 아닌 전략적 제휴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세계최대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아메리카온라인사와 최고의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타임워너가 합병, 거대기업으로 탄생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제휴로 드림라인과 한컴은 인터넷 전용회선 재판매 및 데이터센터 임대사업, 전국 1만2천여개의 PC방을 활용한 인터넷 신규 사업 추진 등에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인터넷 시장 선점은 물론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때도 상호협력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와 컨텐츠의 융합은 이미 지난해 인터넷쇼핑몰업체인 인터파크가 케이블TV 여성채널인 동아TV를 인수함으로써 국내에서도 예고된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국내의 모 인터넷업체가 공중파방송국 설립 또는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미 네트워크와 컨텐츠의 융합은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컴의 전하진 사장은 이번 제휴와 관련 ''한컴의 인터넷 서비스와 컨텐츠, 드림라인의 초고속 광통신 인프라를 접목시킴으로써 양사간 인터넷 사업 관련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이런 신규 모델은 향후 중국 및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진출시에도 그대로 적용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컴이 지난해 국내 최대의 채팅사이트인 하늘사랑을 인수한 것도 이같은 네트워크와 컨텐츠의 융합추세중의 하나로 볼수 있고 80만여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나우누리를 놓고 데이콤 등이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 해만해도 회원수나 페이지뷰 등을 앞세워 포털서비스 우위경쟁을 벌이던 인터넷업체들이 올해들어서는 이미 확보한 탄탄한 네트워크에 양질의 컨텐츠를 더하기 위해 컨텐츠보유업체들과 제휴관계를 맺거나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수백만명의 회원을 확보, 거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야후코리아, 한컴 등 인터넷업체들이 벤처캐피탈이나 대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 풍부해진 자금력을 앞세워 양질의 컨텐츠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과 같은 대규모 M&A(인수합병)바람이 닥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