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등 `백화점 지로 입금' 거부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신용카드 수수료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BC카드의 대주주인 시중은행들이 백화점의 `카드취급 거부'에 맞서 `지로입금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 신용카드 수수료 파문이 실력대결로 치닫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조흥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BC카드 취급을 거부하고 있는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에 공문을 보내 `카드 취급 거부'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이들 백화점의 지로 수납을 중단하겠다고 11일 통보했다.

조흥, 한빛, 서울, 주택, 농협, 경남은행은 공문에서 "BC카드 취급을 중단함으로써 BC카드 회원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을 뿐 아니라 BC카드의 브랜드 이미지 저하 및 BC카드를 발행하는 회원은행들에 막대한 유.무형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BC카드 취급 거부가 계속될 경우 회원 은행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제반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은행은 제반조치에 대해 ▶해당 백화점의 지로수납 중단 ▶현금자동이체(CMS) 등 은행에서 취급하는 업무 중단 등을 명시했다. 은행들은 3개 백화점의 BC카드 취급 거부는 "고객을 담보로 자사의 이익을 실현시키려는 부당한 행동"이며 "여신전문업법 제19조를 위반한 불법적인 행동이자 가맹점 공동이용제도 실시에 대한 명백한 위반행위"로 규정했다. 은행권의 개입으로 협상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던 카드 수수료 파문은 새로운 양상으로 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개 백화점들이 15일까지 카드 수수료 인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BC카드 가맹점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 사태는 백화점과 카드업계간 전면적인 힘겨루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서울 YMCA 주최로 열릴 백화점-BC카드-YMCA간 협상도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졌으며, 특히 재래시장이나 대형 외식업체, 주유소 등 다른 업체들도 카드 수수료 인하요구에 가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C카드의 대주주인 은행들까지 나선만큼 카드 수수료 분쟁이 조기에 수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자세가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백화점과 카드업계간 신경전의 와중에서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고있다며 양측의 양보와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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