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수능 클리닉⑤ 이공계 대학 지망생 준비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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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능에서 이공계 학생들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선 자연계열 응시 학생 비율이 33.9%(24만1497명)로 전년도 32.9%(22만2758명)에 비해 조금 늘었다. 2003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 3월10일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도 수리 ‘가’와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늘어났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학력평가자료’란에 게재된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자료를 보면 이공계 학생이 주로 치르는 수리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총 18만9517명(전체 응시생의 34.8%)으로 지난해 18만3221명보다 6296명 증가했다. 과학탐구 응시자도 19만6843명으로 지난해(18만9826명)보다 7017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이공계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이공계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기보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학생들이 ‘인문계열은 명문대 나와도 취업하기 쉽지 않은데, 이공계열은 중위권 대학을 가도 취업은 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공계열이 인문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실제 대학의 자연계와 인문계 입학 정원은 비슷하지만 수험생 비율은 2대3 정도로 인문계 학생들이 불리한 상황이란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개정 개편에 따라 인문계열이 주로 보는 수리 ‘나’형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이다. 이런 이공계 선호 경향은 지식기반과학기술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들은 어떻게 수능을 대비하면 좋을까? 지난해 기준 이공계 명문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수리가 29.41%로 가장 높고, 언어·외국어·과탐이 23.53%로 같다.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는 수리와 과탐이 30%, 언어와 외국어가 20%다. 상당수 이공계 명문대들의 과탐 반영 비율은 약 25~30%로 수리 영역 다음으로 높다. 즉 이공계열 명문대 진학을 고려 중인 중학생들이라면 수학을 최우선으로 두고, 과학을 전략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여기서 전략적인 과학 공부는 뭘까? 수능과탐은 물리Ⅰ, 물리Ⅱ, 화학Ⅰ, 화학Ⅱ, 생물Ⅰ, 생물Ⅱ, 지구과학Ⅰ, 지구과학Ⅱ 등 8과목이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12학년도 수능에선 과탐 최대 응시과목이 지난해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었다.

 올해 고1이 치르게 될 2014학년도 수능에선 과탐 최대 응시과목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준다. 그러므로 이공계 중학생들은 중학교 과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자신있는 과학 세부 분야를 점검해 보는 게 좋다. 그렇다고 물리나 지구과학, 화학이나 생물 등 과탐 특정 분야만 파고드는 것은 좋지 않다. 고등학교 내신에서 과학 교과군 필수단위를 이수해야 하고, 논술이나 심층면접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의 여유가 있는 중학생 때부터 수능 기출문제들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수능 과탐 문제들 가운데엔 중학교에서 배운 개념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기출문제들을 중학교 과학 교육과정에 맞춰 분류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수능 출제 형식에 대한 감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동영 c&i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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