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서 통일신라 금동불상 7점 출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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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호계면 오정산(烏井山)에는 절골이란 지명이 있다. ‘절이 있는 골짜기’란 뜻이다. 조선 문인 서거정(1420~1488)이 문경현 팔영(八詠)으로 ‘오정종루(烏井鐘樓)’를 꼽았고, 김종직(1431~1492)은 시조 ‘오정상종(烏井霜鐘)’에서 밤에 듣는 사찰의 종소리를 노래한 바 있다. 옛 지도나 문헌에도 오정사(烏井寺)라는 절이 나타나지만 언제 없어졌는지,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는 규명된 바 없었다. 그런데 국군체육부대를 이전하기 위해 부지를 조사하던 중 옛 절터의 흔적이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도 7점이나 출토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영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희준)은 오정사 건물터 9동, 축대시설 6기, 부속시설 8기 등을 발굴했다고 21일 밝혔다.

새로 나온 불상은 정교하게 제작된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등이다. 불상은 8세기 통일신라시대의 것부터, 그보다 조금 후대에 제작된 것까지 나왔다. 가장 큰 것은 길이가 18㎝에 이르는데(사진 맨 왼쪽), 주물이 아니라 판으로 제작해 얇은 작품이다. 왼쪽에서 둘째의 금동여래입상과 셋째의 금동보살 역시 전형적인 8세기 것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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